아니 에르노에 대해 말하자면, 사실 아주 오래 전에 단순한 열정을 읽고 정말 특이한 작가라고 생각했음. 문장도 시적이고 어떤 의미에선 페터 한트케만큼 전위적이니까. 


노벨상 수상 이후 다른 작품도 읽기 시작했는데, 굉장히 직선적이고 솔직한 사람 같음


낙태가 불법이던 시절에 여성의 낙태권을 옹호했고 불륜이나 여러 가지 사건에 휘말렸지만 그걸 자전적인 글쓰기를 통해 예술로 승화시켰다고 보니까. 


파트리크 모디아노하곤 좀 다른 의미에서 노벨상 수상 작가가 된 작가가 된 셈이지. 실은 르 클레지오 이후로 프랑스 문단엔 인재가 없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에 아니 에르노라는 거장을 제대로 알게 된 것 같다. 


그렇지만 『세월』 같은 책은 아니 에르노를 처음 읽는 독자라면 실망할 수도 있는 책임. 『한 여자』도 마찬가지고. 


단순한 열정』이나 『탐닉』은 그에 비해 섹슈얼리티를 문학적 주제로 다루고 있음. 초기작하고 여러 다른 작품이 궁금한 작가이긴 한데 페미니스트로서의 면모보단 혼란 같은 시대를 살아온 작가로서의 인생 편력이 에르노를 계속 읽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