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길 한가운데에서 나는 길을 잃었고,


23살 백수가 되어서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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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이 리뷰는 본질을 비튼다. 그것은 첫째 이 책의 주 감상이 (신곡) 이 아닌 단테의 삶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고,


둘째는 필자가 신곡을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어찌 신곡의 리뷰가 될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할 말 없지만,


신곡이 곧 단테이고 단테가 곧 신곡이니 그리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신곡에서 단테는 인생길 한가운데 길을 잃는다. 신곡의 시작이다.


길을 잃어서 마침내 도달한 곳은 지옥이다.


단테는 그곳에서 세 마리 짐승을 만나는데, 오만을 상징하는 사자, 음란을 상징하는 표범, 그리고 이들 중에서 가장 간악하며 중요한 악의 본질,


때문에 묘사하는 데 가장 많은 글자를 할애하는 늑대, 텀욕의 상징인 늑대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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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인생에서 중요한 키워드 세 가지를 말하자면


첫째는 그가 사랑하고 잊지 못한 나머지 천국으로 자신을 인도하는 안내자로 설정한 베아트리체


둘째는 그가 존경했고, [신곡]에서도 자신의 문학적 스승이라 지칭했던 로마 시대의 시인 베르길리우스


셋째로 그리운 고향, 허나 살아서는 결코 돌아갈 수 없었던 피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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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만난 건 아홉살 때와 열 여덟살 때 단 두 번이다.


이 짧은 만남에서 단테는 뜨거운 짝사랑에 빠지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것 또한 알고 있었을 것이다.


베아트리체는 당시 피렌체에서 내로라하는 부유한 가문 출신이고 단테는 몰락한 귀족 가문이니까.


단테가 유명한 시인이 된 뒤에, 그 싯구로 수많은 여인들의 미모를 찬미하는 시를 낭송할 때, 유독 그녀를 위한 시만큼은


고집스럽게 짓지 않았는데, 만약 그랬다간 자신의 마음을 들킬 것이라 염려했기 때문이고, 또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후에 그녀에게 질책을 받고 나서야 마음을 고쳐먹고 베아트리체를 위한 시도 쓰기 시작하나,


어쨌든 이 짝사랑은 이루어질 길 없이 그들은 각자의 신분에 맞는 상대와 결혼을 하고


몇년 뒤 베아트리체는 24세라는 젊은 나이로 죽는다



이 일은 그에게 큰 상심을 주었고, 이후 단테는 철학과 신학에 대한 고찰로 빠져들어 몇년 후에 [새로운 삶] 이라는 책을 편찬한다


필자는 이 책도 읽어보진 않았지만 마지막 부분은 인상 깊다



[모든 생명의 원천이신 주께서 기꺼이 내 목숨을 몇 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다면, 나는 여태껏 어떤 여인에 대해서도 이야기 된 바 없는 것을 그녀를 위해


노래하고 싶다. 그리고 그런 후에 은총의 주인이신 주님의 선하심으로 내 영혼이 이곳을 떠나 그 여인의 영광, 즉 영원토록 축복 받으실 주의 얼굴을 끝없이 바라보고


있는 그 복된 베아트리체를 바라볼 수 있기를 기원 하노라]



이때부터 단테는 신곡의 구상을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Dante의 [신곡Divina Commedia] 제 1곡 연구 -이상엽 에서 파쿠리한 내용)




천국


이 단어를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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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베르길리우스를 알아보자


베르길리우스는 단테의 문학적 성취에 큰 영향을 주었다.


신곡 본편에서도 자신의 스승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실제로 베르길리우스도 상당히 영향력 있는 시인이다.


무려 그 [아이네이스] 를 써낸 사람인데 필자는 이것도 읽어보진 않았으나 분명 좋은 서사시일 것이다.


당시 이탈리아에서 라틴어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고대의 고전들을 읽어야 했고, 그중에서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는 필수항목이었다


여기서도 [오딧세이아]나 [신곡]과 유사하게 사후세계로 떠나는 여행의 내용이 나오고


무엇보다 베르길리우스는 단테에게 [우리 모두의 고향인 천국]의 의미를 가르쳐준 사람이다.


왜 그런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암튼 전에 어떤 책에서 봤다


여기서 바로 세 번째 피렌체로 넘어간다





[그곳에서 얻었던 몸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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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는 젊은 나이에 정치 세계로 뛰어들어 35세의 젊은 나이에 피렌체의 장관급 자리까지 오른다


기록을 보면 일도 꽤 잘하고 유능했던 것 같다





문제의 1301년, 당시 피렌체는 황제를 지지하는 기벨린당과 교황을 지지하는 궬피당과의 싸움에서 궬피가 승리한 후,


다시 궬피에서 흑당백당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단테가 잠시 로마에 출장을 가있을 때 흑당의 공격으로 교황에게 팽당한 백당이 패배한다


피렌체는 흑당 정권이 시작되었고, 백당의 인물이었던 단테는 로마 현지에서 흑당파 인원들에게 재판을 받는데


수많은 누명과 거짓 모함으로 인하여 모든 재산을 몰수당한 뒤 피렌체에서 영원히 추방당한다.


처음엔 500플로린의 벌금과 2년 추방이었으나, 벌금을 내지 않자 평생 추방으로 바뀌었다.


이 때 누구라도 피렌체에서 단테를 발견한다면 그 즉시 화형에 처하라고 하는 칙령이 반포되었다.


단테는 억울한 운명에 분노한 채 남은 평생을 객지에서 망명자 신세로 떠돌게 된다.



인생의 끝자락에 몰려있을 때 단테가 생각한 것은 천국.


단테는 살아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사랑하는 고향 피렌체 대신에


모든 이들의 고향이며 베아트리체가 찬송하며 주님을 바라보고 있는, 베르길리우스가 가르쳐 준 천국으로 가는 길을 상상했다.







단테는 분노의 신곡 작성을 시작한다




[이곳에 들어오는 자는 모든 희망을 버려라]




자신을 모함한 고향의 쓰레기들을 지옥에 처박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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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친구과 스승들은 연옥에 두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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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베아트리체는 천국에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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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종교관에서 인생은


하늘에서 떨어진 인간이 창조된 세상의 복받음을 느끼고 죄악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며


결국 신이 계신 사후세계로 다시 돌아가는 순례의 길, 여정으로 여겨졌다.


그러니 신곡도 여행책이라 할 수 있다


신곡은 인생에 대한 알레고리이며, 우리 인생에 대한 알레고리다



신곡의 종장에서 다사다난했던 단테의 인생은 막을 내린다





인생길 한가운데에서 세속에 염증을 느끼게 했던 세 마리 짐승을 만나고, 곧바로 그곳이 지옥이라는 걸 깨달은 단테는


자신의 현 삶이 구정물 속에서 뒹구는 지옥과도 같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지옥에서 천국과 문학을 가르쳐준 스승에게 천국으로 가는 길을 인도받고


마지막으로 젊은 시절부터 그토록 가슴에 품었던 사람과 함께 천국으로 올라가는 단테의 모습에서


필자는 쓸쓸한 인생 뒤안길에 오른 자의 슬픈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신곡에 나오는 당시 세계의 과학, 역사, 문화 등등의 묘사와 공부도 좋지만


그것이 핵심적인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필자는


육체의 정열로 사랑했던 사람을 천국에 오르는 반려자로 선택한 부분을 본다


세속적으로 시작한 사랑을 신성하게 끝맺고자 했던


그리고 자신의 인생 또한 끝을 맺어, 모든 고통을 끝내고 안식에 들고자 했던


인샹의 순례자 단테의 마음을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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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선생님이 쓰신 '인류의 꽃이 된 도시, 피렌체' 의 단테 항목을 읽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