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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들 수록된 작품 중 하나로, 마술적 사실주의의 맛이 아주 진하게 느껴지는 단편임.
내용은 길지 않음. 한 남자가 창조를 꿈꾸며 오래 전 스러진 불의 신전에 당도하여 몇날며칠 소량의 식사와 꿈을 꾸는 생활을 반복함.
그러다가 첫 번째엔 꿈속에서 우주 구조론 강의를 함. 이 꿈속 제자들의 얼굴은 흐릿하고 대답은 무미건조했으며 단 하나의 제자만이 괄목할 가치가 있었음. 그러나 남자는 꿈을 꿀 수 없게 되고 첫 번째 창조는 실패함
남자는 심신을 가다듬은 뒤 두 번째 창조를 시도함. 두 번째 창조는 심장부터 시작하여 그것을 관찰하는 것으로, 머리, 두개골, 머리카락에 이르기까지 훑는 것에 성공함. 하지만 그 창조물은 눈을 뜨지 못함.
남자는 절망하여 스러진 신전의 원주인에게 무릎 꿇고 빎.
그러자 무수한 형체로 점멸하는 신이 나타나 자신을 '불'이라 소개하곤, 일전에 자신은 창조된 환영에 생명을 불어넣어 그것이 진짜 사람이라고 믿게 했다고 밝힘. 그러곤 그것을 저 아래 신전으로 보내어 자신을 찬양하는 목소리가 들리도록 시켰다고 함.
이후 남자의 환영 역시 깨어나 남자는 신이 했던대로 아이를 아래 신전으로 보냄
그러고 전전긍긍 하며 전과 다르지 않게 부랑자로 지내다가 불에 타도 죽지 않는 어떤 이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됨
그것이 자신의 환영임을 안 남자는 혹여 환영이 자신이 창조물이란 사실을 깨달을까 두려워하고, 이후 다가오는 불이 신전을 다 태운 뒤 남자도 불에 껴안아 자신도 누군가의 창조물임을 깨달은 채 끝.
짧다고 해놓고 정리해놓으니까 기네; ㅈㅅ
내용은 대충 이 정도고, 이제 이걸 조금 해제해보면,
음.. 그전에 나는 사실 옛날에 강의로 이 소설을 읽어본적이 있음
그땐 메타픽션이고 뭐고 몰라서, 그냥 읽었고 감상도 그냥저냥.. 잘 이해가 안 됐음
그때 수업에서 배운 걸로는 바로 이 소설 전체가 픽션의 탄생과 순환 그 자체를 은유한다는 거임
남자는 소설가(내지는 창작자), 불이 된 환영은 소설(내지는 창작물), '불'은 고전과 명작, 원형의 폐허들은 픽션들이 나고 죽는 세계(또는 픽션이 현현하는 공간)를 은유하고 있고,
마지막에 남자가 자신이 불이었음을 깨닫는 건 이 모든 것이 결국 창조의 순환임을 깨닫는 것.
즉, 원형의 폐허란 우리 현실의 소설들이 으레 그렇듯 소설가들이 자신만의 픽션을 증축하지만, 결국 또 새로운 픽션을 위해 부수기도 하는, 발상이자 완결의 공간.
불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창조하고 싶어하고, 이따금 모든 세계를 새로이 증축하는 고전.
남자는 이 모든 과정을 버티고 새로운 불을 벼려내는, 창조물이자 창작자.
이 정도 되겠음
결론적으로 이 소설은 창작자란 끊임없이 현실과 꿈 사이를 방황하며 꿈 너머를 바라는 존재이며,
그런 창작자가 시행착오와 고전의 도움을 통해 마침내 자신의 창작물을 벼리고,
그러다가 또 그 창작물이 원형의 폐허를 순환하여 자신 역시 한낱 누군가의 세계에 의한 창작물임을 깨닫는,
(다시 말해 이 세상의 모든 픽션은 스러진 고전에 의해 끊임없이 순환되고 있는 것임을 깨닫는)
그 일련의 과정을 마술적 사실주의적으로 그려낸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음
물론 수업도 오래전에 들은 내용이 대부분이라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서 부분부분 틀릴 수 있음
아예 이 해제 자체가 맞지 않을 수도 있고
그냥 보르헤스의 창작론은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읽어주면 고맙겠음
반박 시 님 말이 맞음
내일은 바벨의 도서관부터.
그 일련의 과정을 마술적 사실주의적으로 그려낸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음
물론 수업도 오래전에 들은 내용이 대부분이라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서 부분부분 틀릴 수 있음
아예 이 해제 자체가 맞지 않을 수도 있고
그냥 보르헤스의 창작론은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읽어주면 고맙겠음
반박 시 님 말이 맞음
내일은 바벨의 도서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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