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첫째로 수용이 늦어서가 제일 큰 거 같고
왜냐면 돈키호테, 오만과 편견, 노인과 바다, 변신, 데미안, 이방인, 인간실격, 죄와 벌 이런 건 책 안 읽는 사람도 다수 들어는 봤잖음
둘째로 한국 정서랑 안 맞아서 그런 듯
닥치고 리얼리즘, 그것도 서구의 것과 달리 허구성을 강박적으로 거세하다시피한(마치 르포처럼) 리얼리즘이 대세인 한국 정서에서,
우리처럼 제3세계 특유의 민족주의 문학이 날리다가 20세기 중반 특정 기점을 거치며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아주 특이한 형태로 변모된(사실 뭐라고 정의할지도 애매하지 매직 리얼리즘이란 게 ㅇㅇ) 기조의 문학이 불쾌한 골짜기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음.
좀 극단적인 케이스지만 남미문학의 하나의 기둥인 보르헤스의 경우 역으로 현실성을 거세하다시피 했으니... 불가해한 어떤 것으로 보였을 수도.
뭐 첫째와 둘째 사이에 인과관계가 어찌 되는지는 몰라도
네루다, 파스, 보르헤스, 마르케스 등등 90년대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에 수용되기 시작한 거 같음(그 세대가 아니라 자세히는 모름)
아직도 한참 먼 것도 사실임
코르타사르 첫 역서 나온지 10년도 안 됐고 카르펜티에르는 3년 전에 처음 나오고 올초에 둘째가 나왔잖음
그 둘의 중요성과 입지를 생각하면 참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사실 스페인 문학도 잘 안 읽는데, 스페인 식민지 출신이던 놈들 책을 굳이 읽어야 해? 이런 생각도 있지 않을까
그것도 맞지. 유럽, 미국, 동아시아 밖의 문학을 꺼리는 듯. 우리도 사실상 제3세계나 다름없는데 말이야. 지독한 사대주의...
한국이 제3세계라는 건 비약이 좀 심한 듯한데... 1, 2, 3세계는 지역, 문화와는 관계없이 순전히 정치적, 사상적 기준인지라 지난 5년간 조금 퇴색되긴 했지만 반공 사상에 미국과 매우 가깝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은 명백한 1세계 국가임.
그래서 '사실상'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거임. 내가 말하는 건 정치적 제3세계가 아니라 문화적 제3세계라는 뜻이야.
본문의 두번째 이유로 서술된 내용이 내가 남미문학을 사랑하는 이유. 유독 우리나라는 불쾌한 골짜기 어쩌구 하면서 그런 이질감을 희안하리만치 혐오하고 경계하던데, 왜 그런지 잘은 모르겠음. 오히려 그런 생경함이 흥미와 매력으로 다가오던데. 되려 개인적으로 김치 특유의 정서와 잘 부합하지 못하는 편인듯.
뭐 비유가 아닌 실제 의미로서의 불쾌한 골짜기랑 이것을 바로 연결지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 세계문학의 주류랑 잘 연결되지 못해서 그런 듯. 보르헤스가 길을 뚫었듯이 세계문학을 수용하고 이식하여 자기 것으로 만든 누군가가 한국 문단에도 나와줘야 함
난 되게 남미식 문학이 우리나라 정서와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했는데. 물론 고전 민담 문학으로 분류되는 전기소설 부류들. - dc App
그래서 불쾌한 골짜기라는 표현을 썼음. 아예 안 닮은 것보다 어느 정도 닮아 있는 것에 더 이질감이 느끼잖음. 그게 마술적 사실주의인 거 같음. 그 전만 해도 남미문학이 우리랑 크게 다른 느낌이 아니었을 듯
물론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일어난 변질들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고... 복잡한 문제지 쉽게 논하기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