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가 그레고리를 벌레(나보코프피셜 딱정벌레)로 만들어버리는 마술적 리얼리즘의 판타지적인 설정을 가져왔다고 해서 라노벨스럽다고 하지 않고, 핀천이 세계 각국의 서브컬쳐에 관심이 많고 그걸 본인의 작품에 반영한다고 해서 라노벨스럽다고 하지 않으며, 우엘벡의 과도한 성애 묘사와 도스토옙스키가 러시아의 흔한 창녀를 최고의 성녀 캐릭터로 만든 것에 대해서 라노벨스럽다고 하지 않음

그런데 유독 하루키에게는 라노벨스럽다는 딱지가 자주 붙음. 이 문제에 대해선 순문학/장르 문학을 어떻게 구분할 것이냐는 논제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내 주관을 밀어붙이자면

결국 의도의 문제라고 생각함. 사실상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기법 자체가 환상문학에 가까우며 라노벨스러운 설정에 가까운 건 팩트임. 그러나 우리가 카프카의 ‘변신’을 포함한 이탈로 칼비노, 살만 루슈디, 보르헤스... 등을 순문학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 설정에 대한 의도와 이유가 있기 때문임

대부분의 독자가 낮게 평가하는 라노벨의 설정은 자극과 유희를 위함이지만 카프카의 그레고리는 (해석이 다양하지만) 유희가 아닌 인간의 실존적인 문제에 대한 우화라는 주제 의식을 담고 있음.

그런 면에서 하루키는 자극과 유희를 위한 것이 아닌 정치적인 목적과 개인사 같은 이유로 마술적 리얼리즘을 이용해 라노벨스러운 설정과 글쓰기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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