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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업으로 생각하면서 항상 생각한 것은 '어떤 소설이 좋은 소설인가?' 하는 것인데

제가 생각하기로 좋은 소설을 다섯 권 정도 나열하면 지침이 되지 않겠나 싶어 올려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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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 <대성당>


단편소설의 정수라고 불리는 카버의 소설에서 형식적, 내용적 완성도에서 항상 준점이 되는 파토스를 얻어갑니다.

사실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는 문동판 마지막 수록 작품인 표제작 <대성당>입니다만 도움을 항상 많이 받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탐미주의, 유미주의 계열 소설가 바란 바로 그 지점이 <대성당>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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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하루키는 많은 좋은 작품들을 썼습니다.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태엽 감는 새 연대기>, <해변의 카프카>,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이 있네요.

<색채...>도 그 중 하나로 시기상으로는 <1Q84>와 <기사단장 죽이기> 사이에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왜 다른 작품들을 제치고 <색채...>가 '좋은 소설'로 꼽혔냐고 한다면 하루키 특유의 도취적인 파토스가 양식의 구성으로 가장 잘 절제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슶니다.

도쿄 여행 때, 시부야의 한 카페에서 뉘엿한 밤 중에 완독했던 기억이 너무 강렬했던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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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이방인>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를 꼽자면 카뮈와 카프카가 있습니다. 그 중 카뮈의 대표작인 <이방인>이 좋은 소설의 한 예로 생각됩니다.

사실 <페스트>나 <최초의 인간>이 경우에 따라 더 좋은 소설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방인>을 꼽은 것은 사건의 명료함, 주제 의식의 강렬함 때문입니다.

제 독해 경험에서 <페스트>는 다양한 인물의 등장 때문에, <최초의 인간>은 거친 문체(아마도 퇴고의 부족함으로 인한)로 인해 정제미가 덜했습니다.

태양 아래에서의 총격이라는 다소 단순명료한 사건이 맥락과 뒤섞여 기묘한 종결을 맺는 것이 환상 문학의 범주에도 들 정도라는 감상이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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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 <소송>


워크룸프레스에서 출간한 카프카의 <꿈>이라는 에세이집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그의 작품이 <소송>이었습니다.

혹자는 <변신>을 더 뛰어나다고 말하겠지만, 저는 악몽 같은 환상성이 작중 일정한 밀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소송>이 더 좋았습니다.

특히 1장에서 단 두 문장으로 작품 전체의 컨셉, 즉, 현실에 도래한 악몽의 끔찍함을 표현한 부분이 있었는데 정말 압권이었어요.

다소 오만한 표현을 써보자면, 카뮈같은 글은 쓸 수 있겠지만 카프카같은 글은 절대 못 쓰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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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햄릿>은 알려진 서양 문학의 경전 중 가장 절제된 양식미를 갖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작품에 대해 많은 합평에서 많은 사람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었는데 공통적으로 제시되는 의견은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여기에 덧붙여서 "일어날 수는 있지만 일어날 리가 없는 일들"을 다루는 작품을 좋은 작품이라고도 얘기합니다.

<햄릿>은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가장 격식 있는 작품입니다.

운명의 잔혹함을 직시한 인간이 그에 대해 어떻게든 저항하지만 결국 패배해버리고 마는 종류의 플롯이라는 점에서 일리아스에 감히 비견하고도 싶고요.


+국내 소설 중 가장 좋아하는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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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문학 외에 국내 문학에 대해서도 꼭 언급하고 싶은 작가가 한 명 있습니다.

정영수 작가인데요. 저는 정영수 작가의 <내일의 연인들>을 좋아합니다.

<무진기행>을 기점으로하는 현대 한국 소설의 계보에 속하는 모든 소설 중 가장 "잘 갈고 닦은" 소설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작품에 개입되는 모든 인물의 파토스를 구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중 가장 강한 힘을 지닌 파토스는 작가의 것입니다.

<내일의 연인들>은 기존까지의 한국 소설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정제된, 침잠된 파토스를 가진 작가의 손길이 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사실 '가장 좋은 소설' 이라기보다는 '가장 배울 만한 소설'이라는 표현이 적절하겠지만 분명 좋은 소설이었습니다.


+추천할 만한 소설


https://www.bookk.co.kr/book/view/149539 

각력맨 <중상모략>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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