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왜 기억에 남는게 없지

알럭세이 알렉산드로비치가 안나를 용서하고 원수에 대한 사랑와 용서의 기쁨으로 안나랑 브론스키랑 눈물 줄줄 흘리는 장면이랑

키티가 아기 낳을 때 레빈의 입장에서 기쁨과 두려움과 초조함의 감정을 실감나게 서술하는 장면이랑

안나가 죽기 직전에 세상을 증오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장면..

이 기억에 남네여..

책을 잘못 읽은 건지 불륜의 경험이 없어서 그런 건지 안나한테 전혀 몰입할 수가 없었어요

책 대망의 마지막장을 장식하는 레빈의 고뇌도 딱히 공감이 안되네여.. 내가 무교라 그런가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해답이 이성의 영역이 아니라고 깨달은 건 좋은데 갑자기 하느님에 대한 믿음, 그리스도가 왜 나오노
레빈은 그리스도 사회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거겠져

어쨌든 이 크고 긴 서사와 인물들을 전혀 엉키는 부분 없이, 그럼에도 조밀하게 연결시켜놓은 톨스토이가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지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