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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의 일생은 너무도 드라마틱하여 오히려 그의 그림들을 천박한 수준으로 떨어뜨려 버리는 일면이 있다. 전도사로 출발했다가 화가가 되고, 다시 정신분열 증세를 일으켜 자신의 귀를 자르고, 결국은 자살하고 만 그의 생애는 그의 그림에 나타나 있는 멋들어진 광기 못지않게 매력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중섭이나 이상, 윤동주, 또는 에드가 알런 포와 비슷하게 고흐를 바라보게 되고, 역시 '예술가다운 일생'이라고 감탄하게 되며, 그의 그림을 감상할 때 그의 드라마틱한 생애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그림이 없더라도, 아니 그가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그의 생애는 매력적이고 멋이 있으며 위대하다. 또한 그의 생애가 그토록 드라마틱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도 그의 그림은 멋지고 위대하다. 나는 예술가에게 무슨 특별한 광기나 요절을 기대하는 일반인들의 심리가 얄밉다. 또 거꾸로, 예술을 하지 않는 사람이 광적인 생활이나 무분별한 생활을 할 때 그러한 생활 태도를 매도해 버리는 사람들의 편견이 얄밉다.

그는 그냥 죽고 싶어 죽었다. 스스로의 본능을 더 이상 처리할 길이 없어 죽었다. 더 사랑할 상대가 없고, 더 그림 그릴 대상이 없고, 더 살아 봐야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죽었다. 예술가가 자살을 하면 멋있고, 승려가 분신자살을 하면 소신공양이고, 혁명가가 자살을 하면 열사가 된다. 이건 참 우습다. 자살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개의 죽음이나 소의 죽음이나 파리의 죽음이나 인간의 죽음이나 다 같은 거지 무엇이 다르단 말이냐. 생활고에 의한 자살은 비겁한 것이고, 치정 사건에 의한 자살은 병신 짓이고, 예술가의 자살은 근사한 것이라는 편견은 정말 우스운 일이다. 또 자살이나 자연사나 병사나 무엇이 다른가? 죽는다는 것은 다 같은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자살은 그저 평범한 죽음이다. 그러나 그의 자살은 돌발적인 것이어서 좀 멋지다. 유서도 없이 무슨 선언도 없이 그냥 죽어서 멋지다. 자신의 자살에 무슨 의미를 부여하려고, 기록을 남기고 작품을 남기고 죽는 사람은 병신이다. 그는 그리고 싶어서 그렸고, 또 죽고 싶어서 죽었다. 그의 일생은 범인의 눈에는 불행한 것으로 보일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마음대로 배설할 수 있는, 마음대로 죽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었던 행복한 사나이였다. 그는 틀림없이 천당에 갔을 것이다. 예수의 말대로 그는 어린아이와 같았으므로. 어린아이들처럼 아무데서나 쉬 하고 오줌을 눌 수 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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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태원 사고로 발생한 죽음과 연관 지을 의도가 없음
그냥 좋은 글 같아서 가져온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