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빛 연구 읽으면서 느낀 건데, 그냥 어중이떠중이 작가들과는 차원이 다른 기교를 보여줌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가 1. 존나 똑똑하고 2. 괴짜면서 3. 재수없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어야 하는데

능력 없는 작가들은 그냥 주인공 찬양하는 광신도들이 앵무새처럼 "어떻게 저런 생각을?", "천재인가?" 이딴 말로 억빠하거나, 귀멸의 칼날 주들 처럼 과하게 개성을 부여한 나머지 정박아새끼들로 만들어 놓거나, 이고깽물 처럼 매력이라곤 좆도 없는 무식한 고릴라로 만들어놓기 일쑤인데

셜록 홈즈는 진짜 존나 철저하게 만들어 냄


먼저 딱 들어오자마자 그 유명한 악수만 하고서 왓슨의 모든 걸 알아내는 기교로 천재라는 인식을 빡 심어주고,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도 모르고, 하숙집에서 생체실험 하는 미친놈이지만 그 이면엔 자신만의 정확한 논리와 신념이 있어서 독자들도 이해하게 되고, 심지어 그 세계관이 말도 안되게 촘촘해서(과학적 추론에 대한 자기의 정의와, 관찰이 무엇인지 같은 것들) 오히려 독자가 설득될 정도임. 그리고 분명 말은 존나 싸가지 없이 하지만, 존나 능력있고 그 와중에 정말 젠틀한 모습과 위트 있는 말들, 그리고 마지막에 범인 잡을 때 보여주는 쇼맨쉽 등 시발 남자가 봐도 존나 멋있다라는 생각이 가득 듦.

그리고 그 와중에 작가는 이렇게 잘 디자인한 캐릭터를 단 한번에 보여주는 게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보여주면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킴. 첨에 왓슨은 홈즈가 뭐하는 사람인지조차 모르고 들어오고, 어떤 생각을 가진지도 모르고, 심지어 어느 정도의 능력이 있는지도 모름. 그런데 셜록 홈즈의 저런 매력적인 모습들을 첨에 확 보여주는 게 아니라 조금씩 계속 보여주면서 독자가 홈즈에게 반하게 만들어버림. 그 결과 셜록 홈즈라는, 불멸의 캐릭터가 탄생함.


진짜 자기가 장르소설 제대로 한 번 쓰고 싶은데 캐릭터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사람은 주홍색 연구 한번 꼭 읽어보길 추천함. 어떻게 해야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교과서 그 자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