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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처음 4대 비극을 읽고 참 재미 없다는 생각을 했었음
우선은 내용이 크게 와닿지도 않았고,
과장된 대화체라든가, 진지한 내면 묘사의 부족이라든가하는
일반적인 소설이랑은 다른 점들 때문에 집중이 잘 안 됐거든
그래서 희곡의 본분인 실제 공연을 보면 또 새롭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고 오늘 공연을 좀 기대하고 봤는데 ㅋㅋㅋㅋ
공연을 보고 나니 대체 셰익스피어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를 모르겠다..
공연 자체도 연출이 너무너무 처참하고 유치해서 3시간 동안 버티고 있기 힘들었는데
애초에 각본 자체도 썩 매력이 안 느껴졌거든
우선 연출 면에서는, 가장 비극적인 부분들에서 이상하게 우스꽝스러운 연출을 넣어버려서 관객으로하여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모르게 만들어버린 게 가장 처참했고
희곡 각본에 있는 광대랑 리어왕이 횡설수설 대화하는 부분들을 너무 정직하게 옮겨와서 도통 집중이 안 됐던 것도 불만이었음
차라리 희곡의 각본으로 보는 게 낫지.. 광대가 헛소리하는 걸 실시간으로 직관하자니
우습지가 않은 농담을 들으면서 내가 무언가를 느껴야 한다는 부담감에 대체 내가 여기에 왜 온 건지를 모르겠더라 ㅋㅋ
그래서 연출 때문에 너무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도 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다른 어떤 진지한 연출을 한다 해도 이 작품이 나한테 와닿았을까 싶기도 해
위에서도 적었듯이 연출이 너무 우스꽝스럽고 유치하게 느껴져서 어이없긴 했지만
한편으론 각본을 고스란히 옮겨오기도 했거든.. 완전히는 아니지만
근데 난 이런 대사 하나 상황 하나가 도무지 재밌지가 않았다
400년 전 사람들은 왜 이런 걸 보고 즐거워했는지를 모르겠어 ㅋㅋㅋ
희곡이라는 장르에 대해서도 모르겠고, 그 중에서 셰익스피어의 비극이 지금까지 공연되는 이유는 더더욱 모르겠다
나한테는 셰익스피어 이 사람은 어디까지나 문학사에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는... 역사적인 의미에서만 가치가 있는 사람으로 보여
박물관에 있는 빗살무늬 토기랑 비슷한 느낌이야 ㅋㅋㅋ
내가 문학이나 공연에 조예가 있는 사람은 아니라서 리어왕과, 이 공연의 좋은 점을 캐치하지 못한 부분도 많겠지만
굳이 더 알아가고 싶지도 않다..
차라리 건조하게 책으로 볼 때가 나았던 것 같다
흠 그 공연을 안봐서 뭐라 못하겠지만 같은 대본이어도 연출과 연기에 따라 몰입감이 크게 달라짐 잘하는거 보면 생각이 다를수도
내가 본 공연이 좀 질적으로 아쉬운 공연이긴 할 거야 내가 사는 곳이 작은 중소도시인데 이 리어왕 공연이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공연하는 거고, 도립극단에서 하는 거라 관람료도 단 만 원이었거든 ㅋㅋㅋ 서울의 좀 더 큰 무대에서 하는 공연이었으면 좀 달랐을지... 궁금하긴 해
좀 과감한 견해라고 혹자는 비판할지도 모르겠지만 셰익스피어는 희곡이라고 생각하며 읽기보다 시라고 생각하며 읽어야 함. 극적으로보다는 시적으로 가장 뛰어난 텍스트. 문제는 번역본이 그렇게 많지만 훌륭한 번역본이 별로 없다는 것.
그러므로 소설을 단순히 서사의 재미로만 읽던 사람한테는 셰익스피어가 별 재미 없을 거임.(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번역본도 시적으로 뛰어난 게 거의 없다시피 하고) 그런 사람들한테는 현대 리얼리즘 희곡을 추천함. 예컨대 테네시 윌리엄스라든지...
웃기지 않은건 아마 번역을 한거라 그럴거임.. 리어왕도 도입부부터 언어유희 나옴 I cannot conceive / His mother could conceive의 두 가지 뜻 이해하다와 임신하다를 이용한 조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