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태원 참사로 인해 모든 분들이 마음이 참 무겁고 슬플텐데

사람이 감자칩이나 콜라 같은 걸 먹고 싶을 때도 있지만

가끔 깊은 맛이 나는 된장찌개나 동치미, 김치를 먹고 싶을 때가 있잖아?


정찬이란 소설가는 내가 예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는데

문장이 정말 진지하고 묵직하고 깊이 있는 분인데 그 작가님은 바로 그런 된장이나 동치미 같은 깊은 맛을 주는 작가님이더라.

그래서 그 분 소설을 읽고 나면 메말랐던 마음이 한가득 채워지는 것 같아 든든하더라

이승우 작가님, 김훈 작가님, 이문열 작가님도 참 깊고 진지한 글을 쓰시지만

정찬이란 작가님은 비록 그 분들에 대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글이 지닌 중량감이 그 분들 못지 않음


나는 한참 젊었을 때는 주로 콜라 같이 가벼운 책들을 많이 찾아다녔던 것 같은데 요즘은 된장처럼 깊은 맛이 나는 책들이 더 읽고 싶어지더라

최근 황혼유성군이라는 중년과 노년 남녀의 사랑을 다룬 만화책을 이북으로 읽었는데 참 코끝이 찡했고 여운이 깊었어

젊은이들만큼 풋풋하고 발랄한 사랑은 아니지만 중년과 노년 분들의 사랑은 결코 젊은이들이 따라갈 수 없는 깊이 있고 진하고 절절한 맛이 있구나 느꼈네


또 노래도 짙고 깊은 노래가 요즘 많이 좋아지는데 남의 일인 것처럼 흘려 들었던 노래들이 요즘 내 얘기인 것처럼 들리고 부쩍 좋아지는지

특히 가수 임창정 님의 그때 또다시라는 노래가 왜 그리 요즘 깊이 와 닿던지

엠씨더맥스의 사랑의 시라는 노래도 참 깊이 와 닿던데 특히 '이 사랑을 깨달은 순간이 제 인생의 가장 힘든 날이었죠'라는 노랫말이 참 깊게 와 닿던데

요즘 내가 어떤 분을 깊이 좋아하고 있어서 그런가


그리고 아까 정찬이라는 작가님 얘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내가 4년 전에 정찬이란 작가님이 1995년도에 낸 소설집 아늑한 길을 빌려 읽었는데

그 책에서 별들의 냄새라는 단편을 읽고 큰 충격과 깊은 여운을 받았었네

여성학자 정희진 님이 참 극찬하시는 작가님이시라 언젠가 읽어야지 했었는데 읽어보니 왜 극찬하시는지 알겠더라


또 두 생애라는 소설집에 실린 단편 두 생애, 희생도 참 묵직한 울림이 있었고 길, 저쪽, 방랑자라는 장편소설도 좋았고 최근 발없는 새라고 장편소설을 내셨는데

난징대학살,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문화대혁명 등 무거운 역사적 사건들을 다룬 소설인데

서점에서 읽어보면서 참 깊은 여운을 받았지만 미처 사지는 못했는데 이번에 꼭 사서 읽어봐야겠더라


또 나는 예전에 글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헤맸는데 그 분 글을 보면 '나도 이렇게 쓰고 싶다'라는 자극과

'이렇게 쓰면 되겠구나'라는 배움을 주어서 글쓰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아주 좋은 교본이 아닐까 싶다는

그 밖에 김주영, 전상국, 조정래, 윤대녕, 윤후명, 구효서, 이청준, 복거일, 윤흥길, 조세희, 박완서, 박경리, 황석영 작가님도 글쓰는 분들에게 참 좋은 교본인 듯 한데

연세가 오십 넘으신 작가 님들이 교본으로 삼기에 특히 좋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