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아들이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 아버진 죽었는데 왜 아직도 살아서 바스락거리고 있는 거예요. 아버지가 대답했다. 아들아, 나는 죽어가고 있을 뿐 아직 죽은 것은 아니란다. 살아 있는 한 나는 계속 바스락거리고 있을 수밖에 없구나. 아들이 다시 물었다. 아버지, 그렇게 바스락거리는 한 아버진 영원히 죽지 못할 거예요. 죽기 위해서라도 그 바스락거림을 그만두어야 해요. 아버지가 다시 대답했다. 이 바스락거림은 내가 죽어간다는 가장 확실한 징표란다. 이렇게 바스락거리다보면 언젠가 나는 완전히 죽게 될거다. 아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아버진 이미 죽었다니까요. 그런데도 계속해서 바스락거리는 것은 죽은 자신에 대한 모독이에요. 아버지가 시무룩한 어조로 말했다. 글쎄 나도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건 아니란다. 이렇게 바스락거려지니 나도 어쩔 수가 없구나. 아들이 소리쳤다. 바스락바스락 당장 그 바스락거리는 것을 그만두세요. 아직도 살아 있다니 창피하지도 않으세요. 그 바스락거리는 것 지켜보다가 내가 죽을 지경이에요. 아버지가 힘없이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그럼 너는 네가 아직 살아 있다고 믿고 있는 게냐. 너 또한 기껏 바스락거리고 있을 뿐이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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