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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의 매력, 문장 전부 과학문학상 보다 뛰어나다. 


   일단 과학문학상은 읽는 중이고, 책이된 남자를 마지막으로 읽고 있는데, 이 글이 얼마나 훌륭하든 간에 문윤성sf문학상 수상작품집을 뛰어넘을 순 없겠더라. 


  짧게 과학문학상 이야기를 해보면, 

 루나는 이게 왜 대상인지 모르겠고

 그나마 블랙박스와의 인터뷰가 문장이나 일관적인 주제의식이 괜찮았고

 신께서는 아이들을은 심지어 sf조차 아니고

 독갤이 낳은 최고의 아웃풋 김쿠만선생의 '옛날 옛적 판교에서는' 이 글은 문장이 제법 재치 있고 트랜디한데 솔직히 뭘 이야기 하고 싶은지 모르겠더라

 '후루룹 쩝쩝 맛있는' 은 문장이 좀 떨어지는 감이 있는데 블랙 유머가 담긴 sf라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았다. 


  여기까지 봤으면 내가 얼마나 관대한 사람인지 알겠지. 그거 감안해서 밑에 간단하게 쓸 문윤성 문학상 평가를 참고해줘. 


 일단 대상

 내 뒤편의 북소리


  지구가 모종의 이유로 멸망하고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외계인이 조사를 하는 내용인데, 외계인이 지구에 착륙해서 조사하는 내용과 과거 있었던 일이 교차 서술된다. 한국형 sf, 이런거 말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sf 라고 했을 때 기대하는 글에 가장 가깝다. 솔직히 문장은 조금 떨어지는데, 우리나라 sf문학상에 이런 형식의 글이 대상을 받았다는 게 아작이란 출판사가 그래도 sf에 조금은 진심이구나 라는 걸 느꼈음. 결말이 예상 가능하긴 한데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궤적 잇기

 

 이건 우수상 받은 작품인데 독붕이들이 싫어하는 k -감성sf야. 근데 읽으면서 '아 또 감성 sf야? 지겹네.' 가 아니라 '그래. sf에 감성을 끼얹일 거면 이정도는 써야지.' 라는 느낌임. 문장도 좋고 꽤 좋은 글이라고 생각함. 대충 내용은 인류가 다른 행성에 정착하는 게 가능한 배경으로, 진출한 행성의 어떤 요인으로 그 행성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전부 시야를 잃고 파동으로 감지하는 능력이 생기는데 주인공 아버지가 여기 원주민이고 어머니는 화성 태생의 화가야. 대충 청각으로만 세상을 가늠하는 아버지와 뛰어난 눈을 갖고 있는 화가 어머니의 만남과 헤어짐이 글의 전체적인 스토리임. 엄청 매력없이 느껴질 수 있는데 그건 내가 개떡같은 글솜씨로 소개를 형편없이 해서 그럼.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탄난 건에 대하여


 힙한 제목만큼 문장도 힙함. 위트넘치고 톡톡 튀는 문장이 솔직히 수록 작품 중 가장 내 취향이었다. 대충 그렇게 멀지 않은 미래에 홈 ai와 사물 인공지능이 보편화된 세계가 배경으로, 주인공이 별 생각없이 구매한 아기 젖병소독기에 제조회사가 사용자 편의를 외치며 야심차게 집어넣은 홀로그램 구현형 ai가 자신의 모습을 스웨덴 배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로 구현하면서 생기는 이야기임. 주인공은 그런 기능이 있는 지도 몰라서 갑자기 거실 나왔다가 낯선 서양 백인남자가 거실에 태연히 있는거 보고 기절할 뻔 함 ㅋㅋㅋ 글쓴이의 경험이 녹아있는 것 같은 신생아 보살피는 게 얼마나 지옥 같은지에 대한 묘사와,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도 못하지만 글을 다 읽고나면 신생아 캐어 할때 ai가 필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글을 잘 썼음.(사실 케어하는 건 신생아가 아니라 신생아를 담당해야하는 부모들 멘탈이이었음) 


사어들의 세계


그냥 겉절이 문학스타일에 sf를 첨가한 소설. 그럼에도 문장이나 주제나 과학문학상 대상작인 루나보다 뛰어남. 작가 이력 보니까 문창과던데 그래서 그런가 글의 매력이 죽은 게 작가때문이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동일한 내용을 문창과 스타일로 쓰지 말고 기승전결 확실하고 좀더 드라마틱하게 썼으면 좋았을 것 같음. 작가가 앞으로 알을 깨길 기대해봄

 내용은 주인공이 쓰레기 처리장으로 쓰는 행성에서 쓰레기를 압축하고 소독하는 일을 하는데, 소독을 하는 이유가 생명체 발현을 막으려고 하는 거임. 근데 같이 일하는 동료가 죽은 꽃을 들고 오는 등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끼는 걸 옆에서 지켜보면서 주인공도 영향을 받고, 그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신의 소스코드


 작품집의 유일한 중편. 책 두께의 거의 반을 차지함. 그래도 흡입력이 있고, 다큐멘터리 인터뷰라는 형식이라 지문이 전부 대사로 이루어져 있어서 금방 읽음. 

 내용은 중력파에서 0과 1로 이루어진 코드가 검출되고, 혼란 끝에 이 세상이 시뮬레이션 우주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 들여진 이후 상위 차원을 향해 차원 이동을 시도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임. 예상 가능한 결말이었지만 결말도 좋았고. 재미면에서는 작품집에서 가장 뛰어났음. sf소설이 주는 쾌감 중 '경이롭다'라는 부분을 조금이나마 충족시킴. 주인공이 마지막에도 모험을 떠나는데 어떻게 되었을까 참 궁금하다.


 총평은 짧게 쓰겠음


 과학문학상 보다 떨어지는 인지도와 천 몇백원 더 비싼 가격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 


 독서대상으로 과학 문학상이 '굳이?' 라면

 문윤성sf수상작품집은 '한번쯤 읽어볼만한'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