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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단편선ㅡ도서관 대출>
1. 묘사의 현장
토마스 만을 접했을 때 가장 처음 느꼈던 건 길게 늘어진 만연체였다.
영화적 서술이란 게 옳은 용어라면,
토마스 만은 영화적인 묘사법을 사용한다고 할 수 있다.
토마스 만의 시선은 소설 속 세계를 조목조목 뜯어볼 수 있게끔 한다.
한 장면의 배경.. 장식.. 색채..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춤추듯 움직이는 인물들..
토마스 만은 이러한 식으로 각 장면을 만들어낸다.
그리곤 주요 인물이 등장하면 어김없이 카메라를 줌인한 뒤,
이후 카메라를 줌아웃하며 공간에 던져진 인물을 보여준다.
공간 안에서 인물들은 기쁘게 춤추기도 하고, 소외되어 돌아다니기도 한다.
이런 특징은 작품에 배인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인물의 상황을 극처럼 조망할 수 있게 된다.
2. 인물의 고뇌
토마스 만 단편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대개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삶에 놓인 두 가지 대립적인 감정속에서, 인물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립된 상황에 놓인다.
이것은 주로 행복과 불행이라는 요소로써 나타난다.
토마스 만은 한 인물을 제시하고
그 인물의 어린 시절부터 차근차근 그려나가는데,
이때 유년시절의 인물들은 대개 행복한 상황에 놓여있다.
그리고 행복한 유년에는 앞으로도 행복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조망와 함께
동시에 실제로 닥쳐온 현실적인 불행을 암시한다.
인물의 운명은 아주 자연스레 흘러가고, 그들은 대개 자유로운 고독 속에 남게 된다.
그리고 인물은 유년을 보냈던 곳을 떠나오는 등 다른 세계로의 여행에 뛰어든다.
그 속에선 모든 게 행복하다. 유년에게 안녕을 고한 인물들은 여행에 흠뻑 젖은 채 행복을 만끽한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을 그리는 현재의 인물은 그것을 '좋은 시절'인 듯 회상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모든 게 불행한 현재에 대한 암시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돌아온 인물에게 남은 건 일정한 행복 또는 결정된 고독뿐이었다.
이렇듯 토마스 만이 소설속에 담은 수많은 인생들은
어렸던 행복과 결국 행복으로 가지 못할 오랜 시절을 뒤로 하고
마침내 고독에 던져진 채 현재를 맞이하게 된다.
그들은 행복과 이상을 위해 끝없이 고뇌하고, 꾸미고, 숨쉬고, 사랑하나,
결국 그들은 그곳에 있을 수 없었다.
이러한 두 대비 속 갈팡질팡하는 인물들의 방황은
이상과 현실에 대한 고뇌로도 느껴진다.
그들은 자신이 있을 자리를 정하지 못한 채 동떨어진 어릿광대들이었다.
3. 큰 세계 속의 작은 세계
그외에도 토마스 만의 소설을 보면 깨알같이 공통되는 포인트들이 많다.
상가가 늘어선 긴 언덕, 마차 속의 여성, 대극장에서의 재회, 몸짓이 빼어난 예술가(또는 예술적) 남성,
떠들썩한 파티, 관망하는 주인공,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수다스런 조연들,
단편들을 하나씩 읽다 보면 이런 세심한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만연체 장인답게 토마스 만은 세계 하나하나를 조각하듯 묘사한다.
그가 그린 것들은 하나같이 세계로써 있다. 아주 작지만 아주 크게 있고,
작품의 한 구석에서 부지런한 동세로써 있다.
그리하여 그의 단편에는 그가 축적한 하나의 세계가 있다.
4.
토마스 만이 그린 세계는 화랑에 고정된 명화처럼 우리들을 끌어들인다.
거기에는 많은 사람들의 생활이 있고, 일상이 있고, 삶이 있고, 행복이 있고,
고뇌가 있고, 슬픔이 있고, 사람이 있고, 죽음이 있다.
읽는 내내 그가 그린 세계에 초대받은 기분이 들었다.
어디에서든 사람들이 지나다녔고, 소란이 일었고, 시선이 쭉 이어지고,
강을 따라 이어지는(아마도 이름이 리 뭐시깽이일) 언덕을 쭉 올라가면
짐승길이 그리 짙지 않은 정경이 있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한 명의 행인이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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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만연체 폭탄으로 포기할 뻔 했던 토마스 만..
생각보다 조금 오래 걸렸지만 다 읽었음
느끼기에 토마스 만의 가장 큰 매력은 세계의 조성에 있는 듯
단편에는 여행하는 인물들이 자주 나오는데,
그때마다 마치 카메라맨처럼 그 여행을 따라가는 기분이었음
좋았다 이 말입니다
이제 남은 중단편까지 해치우고 '그 산' 갈 예정..
이것도 보나마나 드르렁 할 테니 차근차근 읽어야지
재밌었음
감사합니다.
이거 보고 토니오크뢰거 샀다
어떤 출판사걸로 읽으신? ㅎㅎ
현대문학 단편선 << 이게 번역도 괜찮고 판형도 깔끔하고 좋았음 근데 다른 사람들 보면 단편 정수만 모아놓은 건 민음사 세문집인 듯
요셉과 그 형제들까지만 가라.. 파우스트박사 개씹좆같다 쇤베르크 잘 알면 패봐도 된다.. 시발 무조음악이 뭐라고 덕분에 아도르노까지 내려가서 쳐맞고있노
ㅋㅋ 아마 일단 마의 산 읽어보고 부텐베르크 읽을지 말지 고민할 듯 둘 다 진짜 좋으면 요셉까지 힘내봄 ㄳㄳ
좋은 감상문에는 추천을 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