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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은 분명 현대 영문학의 거장이지만
주로 인종과 관련된, 흔히 '정치적' 이라 불리는 참여문학 성격의 글을 주로 쓴 작가며, 동시에 단편을 거의 안쓴 작가임.
그런 의미에서 <Recitatif> (레치타티보) 는 모리슨의 작품 중 단연컨데 아웃라이어라고 할 정도로 특이함.
그녀의 작품 중 유일한 단편이며, 리얼리즘적 바탕을 보인 대표작들과는 다르게 포스트모더니즘적인 '형식의 장난' 을 기반으로 삼아 소설을 전개시킴.
소설은 어느 미국 도시의 보호시설에서 만난 두 소녀 '로베르타' 와 '트윌라' 의 우정과 인생을 다루는데,
두 소녀의 인종은 다름. 문제는 누가 백인이고 누가 흑인인지 도무지 알아낼 수가 없다는 거임.
어느 순간에는 트윌라가 당연히 흑인같다가, 다시 보니까 얘가 백인 같기도 하고. 이런 맥락의 놀음이 끊임없이 반복됨.
단어 하나의 어감, 한 문단의 묘사마다 부여되는 문화적 맥락이 살짝살짝 달라서 알 수가 없음.
아니 보면 진짜 대단하다 싯팔 싶은데 막상 보여주려니 번역하면 맥락이 다 날라가 버릴거 같아서 답답하구만.
더군다나 미국의 다문화 다인종 문학은 단일민족 사회인 한국하고는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같고...
하여튼 개인적으로 모리슨의 문학적 천재성이 가장 유감없이 발휘된 글 같음. 자신의 장점인 참여문학하고 실험적인 요소를 잘 접목시킨듯.
노력해서 부유한 중장년을 살아가는 트윌라가 60년대 학생운동에 투신했다가 가난히 사는 로베르타를 다시 만나서 대화하는 마지막 부분이 인상깊었음. 끝까지 둘 사이의 거리감이 인종적인 것인지 계층적인 것인지 구분하지 못하게끔 서술하는게 대단했다.
원문 보여줘도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