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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나 고대 기록물을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는 나에게 보배와도 같은 책이다. 이집트나 가나안 사람들이 가족이나 상사에게 보내는 편지, 그 시대 법률, 세금 문서, 이집트에서 아시아 왕자들을 저주한 저주문, 여러 신화와 제사 전에 읽는 신들의 이름, 주문 등이 날 것 그대로 있다.
이렇게 점토판이나 비석이 훼손된 부분들도 실감나게 표시해준다. 원문을 학자들이 영어로 옮긴 걸 우리나라 교수들이 번역한 거다. 교수들의 노력이 묻어나오는 부분은 바로 이 괴랄하게 많은 문장부호다. 시작도 전에 이런 문장부호는 이 책에서만 쓰이는 건데 이 문장부호는 의역했다는 뜻이다, 이건 훼손이 너무 심해 알아볼 수 없는 단어를 표시한 거다. 라고 친절히 설명해준다. 특히나 고대 사람들의 일상이 느껴지는 기록물들이 압권이다.
위 사진은 함무라비 시대의 고위 관직자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 굉장히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외에도 이집트에서 총리급 인사가 자신의 아들에게 사회생활을 조언하는 편지가 있는데 내용이 우리 아버지가 얘기하는 거랑 너무 똑같아서 놀랐다. 상대의 말을 경청해라. 그럼 일단 먹고 들어간다. 뭐 이런 내용.
이집트와 수메르, 바빌로니아, 히타이트, 가나안 지방의 신화가 주를 이루는데 만화나 신화를 소개해주는 책에서 볼 수 없는 디테일들이 여기에는 살아 있다. 근데 신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어서 어느 정도 신화 상식이 필요하다. 그래도 대충 이런 맥락이다 라고 초반이나 마지막에 알려주긴 한다. 읽다가 영 모르겠으면 초반이나 마지막에 달린 설명을 읽고 다시 읽는 것도 방법이다.
1024페이지, 너무 짧았다. 2편이 나오면 좋겠지만 잘 나오지 않기에 보배인 거겠지... 나처럼 신화와 고대 기록물에 껌뻑 죽는 사람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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