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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읽기 시작하면서 내년 1~2월에야 완독할 것 같았던 내 예상을 깨고 오늘 에필로그와 부록까지 다 읽어버렸다 분량이 만만치 않은 소설이라 거대한 산을 오르는 기분이었다

러시아 소설특인 이름 별명 개짓거리는 도끼 소설들과 체호프 희곡들을 읽으면서 적응이 됐는지 아니면 똘이가 등장인물이 나올 때마다 차림새와 성격 묘사를 잘 해놔서 그런지 안 헷갈리고 무난하게 읽어 나갔음(1권 때는 좀 헷갈렸다)

1권에서 2권으로, 2권에서 3권으로 나아가면서 엇갈림과 고뇌, 슬픔과 혐오에 빠지는 인물들이 나폴레옹과 프랑스군과의 전쟁의 상황에서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아서 삶을 이어나가는 게 정말 감동스러웠음(죽는 사람들도 안정과 사랑을 느끼며 죽거나 총 맞아서 유언 조차 못 남기고 죽는 사람들 등 정말 다양한 유형의 인물들을 보여주더라). 내가 애정했던 조연 두 명이 연달아 뒤지는 거 보고 톨스토이 씹새끼라는 말이 절로 나옴

그리고 니콜라이와 마리야... 초반에는 안드레이 나타샤 피예르라는 주인공들을 주목했는데 2권 째부터는 이 둘에게도 점차 빠져들더라

(스포)

니콜라이가 마리야를 처음 도와줄 때 결국 안드레이와 나타샤 또는 니콜라이와 마리야 둘 중에 한 커플은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더라 내 마음을 대변하는 듯 소냐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파트가 이 상황을 묘사하고(소냐도 정말 안타깝다). 하나의 실을 엮기 위해서는 묶여있는 실 하나를 잘라야 한다는 운명이 오히려 에필로그에서 둘의 이어짐을 훨씬 사랑스럽게 만드는 것 같았음

개인적으로 에필로그 2부는 마음에 안 들었다. 이미 충분히 작품 속에서 했던 이야기를 굳이 다시 하는 느낌. 그리고 과가 큰 만큼 공이 큰 나폴레옹에 대한 억까는 좀 너무하거든요?

어쨌든 톨스토이가 왜 세계 역사상 가장 훌륭한 소설가 중 한 명인지, 전쟁과 평화가 왜 21세기인 지금도 끊임없이 읽히는지 이해와 확신이 들게 한 소중한 소설이었음 역시 러시아 문학은 '근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