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신의 아이> 는 코맥 매카시의 초기작 중 하나로, 시간을 일삼는 연쇄살인마의 이야기를 다룸 


주로 이런 극단적인 인간상을 다루는 소설에서 인물의 존재감은 그의 악행에 비례하기 마련인데, <신의 아이> 의 레스터 벨라드는 전혀 그렇지 않음. 


다시 말하자면, 그는 분명 극악무도하지만, 독자의 눈에 비친 레스터는 한니발 렉터보다는 아 Q 에 가까움. 


이 인간은 미련한 동네 바보임. 사회에 융화되지 못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호구잡히고, 그걸 정신승리로 넘기는. 


벨러드는 매카시의 다른 작품에서 나타나는 무적의 초인이 아니라, 한없이 인간다운 소시민임. 


그렇기에 결국 내가 책을 읽으며 이 인간에 느끼게 되는 감정은 연민과 혐오감 사이 어딘가인데


두 감정 모두, 결국 레스터에게 부여되는 '불쾌한 인간성' 때문인거 같음 


왜냐하면, 매카시는 이토록 이해되지 않는 인간을 밀착해서 묘사함에 따라, 우리는 독자로서 이 인간과 우리 사이의 닮은 점을 필연적으로 발견하게 됨. 


그리고 그것은 불쾌함. 묘사되는 악행의 연속 이상으로, 이 인간성은 불쾌함. 


이토록 인간답지 않은 존재에게서 인간의 보편이 보인다는 것은, 우리 모두 저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면이 있다는걸 암시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혐오와 연민을 저울질하게 되는 사람의 어쩔수 없는 심리일까. 어쨌든 이런 면에서 벨러드는 아Q 와 마찬가지로, 내가 가장 부정하고 싶은 나의 모습을 형상화한거 같음. 


여기서 제목인 <신의 아이> 를 살펴보자면, 


"A child of God much like yourself perhaps." 


당신과도 같은, 신의 아이일지도 모르지. 


소설의 제목은 레스터를 묘사하는 문단에서 따온 것인데, 이 또한 레스터를 보편화시킴. 우리 모두 같은 신의 아이 (=인간) 이라는 거지. 


허나 이 선언은 결코 긍정적인 것이 아님. 매카시가 이런 인간성의 부여를 통해서 말하고자 했던 바는 인간 본성에 대한 회의지, 연민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레스터는 우리와 같다는 말을 하려 했는게 아니라, 우리도 레스터와 같다는 냉소를 하고 싶었던거 같음. 


여튼간에 진짜 잘 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