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독갤에서 말싸움이 붙었다.

제목은 <알못들아 인도 소설이나 중동 소설은 없어서 번역 못함>(작성자 ㅇㅇ (39.7) )이었다.

(그 게시글은 다른 완장께서 지우셔서 지금은 남아있지 않다.)


본문의 일부는 이랬다. 


"거기는 상류층들은 죄다 영어 프랑스어로 소설 냄. 그외에 자국어 소설 시장은 걍 양판소거나 표절작임. 심지어 자국어 소설 시장이 멀쩡한 동네가 없다. 인도도 나라 크기에 비해서 출판 시장이 완전 병신이었다가 요즘 살아나는 거다."


나는 처음 거기에다가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나집 마흐푸드(노벨문학상 수상자): ???

알라 알아스와니 : ???

사하르 칼리파: ???

사우드 앗산우시: ???

그리고 그 <켈리다르>랑 <눈먼 올빼미>라고 들어는 보셨습니까?"


그러더니 대강 이런 답이 왔다.

나집 마흐푸드도 탈식민주의 문학에 관심 가져주던 영국 새끼들 때문에 노벨문학상 탄 거잖아 ㅋㅋㅋ

<눈먼 올빼미> 작가 그 새끼도 프랑스 유학파 출신이잖아. 그리고 그 때 사파비 때랑 이란이 지금이랑 같냐 ㅋㅋㅋ

그리고 이집트가 왜 중동이냐 아프리카지. 

북아프리카는 아프리카가 아니라는 이슬람 원리주의자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거임?

알제리는 프랑스 본토의 일부라던 프랑스 제국주의자하고 다를 게 뭐임?


나는 이 말을 나를 (이슬람 원리주의자든 제국주의자든) 인종차별주의자랑 동치시키는

극도로 무례한 언사라고 받아들이고

본격적으로 기분이 상했다.

나는 이런 댓글도 달았다.


"애야. 이집트는 아프리카 대륙인 동시에 중동의 범주에 들어간단다. 혹시 학교 세계지리 수업 시간에 그런 기초적인 사실도 안 가르쳐줬니? 딱하구나..."

"너는 인도 중동 이쪽 소설은 양판소거나 표절작이라고 했잖니? 물론 인도 출판 시장에서 영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야 확고부동한 사실이지. 그런데 비영어 작품도 표절작 양판소만 가득할까? 우리 작가 이름 작품 이름 대기 놀이라도 한번 해볼까? "

"내가 언제 북아프리카는 아프리카가 아니라고 했니? 거기도 아프리카 맞아. 사하라 이북 아프리카지. 그리고 중동의 범주에도 포함되는 것이고."

(상대가 중동이라는 범주가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하자 "아하. 그래서 너는 그 "중동" 소설이라는 개념을 썼구나...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다면 그 개념을 안 쓰는 것이 맞는데 말이야. 그지? 이집트 쪽도 중동이란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근거는 무엇이고?"

"개별 작품을 읽고 감상하고 비판한다면 좋지. 그런데 네가 하는 것은 일반화하고 무차별적으로 비하하는 것이잖아? 궤변까지 덧붙여가면서. 그렇지 않은가, 나의 친구여?"

"그러니까 내가 말했잖아. 이집트는 중동이기도하지만 아프리카라고. 난독증 있어? 그리고 중동이라는 지리적 범주는 꽤 모호한 것도 사실이지마는 누구든 동의하는 사실도 있다고. 이집트는 중동에 속하는가? 라고 하면 "99.9999 퍼센트"는 "그렇다"고 대답해. 내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네가 이런 한심한 댓글 달기 전에 검색이라도 돌리면 나온다. 그리고 네가 말하는 탈식민주의 작품의 99.9999 퍼센트를 본문에 간단하게라도 제시했어야 하지 않을까? 응?"

"끝에 노 노 붙이지 않으면 병나서 무덤에서 네 어머님과 아버님들과 조상님들 만나서 인사 올릴 사람이란 거는 알겠다. 수준도 낮고 인격도 처참하네. 이것 역시 세계의 신비이리!"(실제로 그 사람은 노를 붙였고 나는 이것을 나를 바보 취급한다고 느꼈다. 실제로 "이집트는 아프리카라고. 지도 안 보이노?" 이런 말도 들었기에)


그 뒤로도 약간 더 댓글이 달렸는데,

일단 이 사람이 아는 것은 많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까내리기와 존중하지 않기라는 무례로 무장해서 문제였지.

그리고 나도 그런 태도에 감정이 매우 격해져서

마음의 평온과 예의를 잃고, 비꼬기도 하고 패드립도 하고 인신공격도 하는 실책을 저지르고 말았다. 응당 비판받을 일이다.

지금 와서 보면 내 첫 댓글도 시비를 거는 투였다고 보인다.

어느쪽이든 바람직하지 언사였으니 반성해야할 일이다.


"그냥 병신이잖아. 그냥 처음부터 먹이 주지 않으면 되는 일 아닌가?"라고 물을 수도 있겠다.

근본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완장 일하면서 말싸움은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 나 역시 그 사실을 잘 안다. 

다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단순히 지식을 쌓아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조금이라도 더 지혜로워지고 현명해지는 것에 있다고.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어떤 대상(특히 누군가의 애호와 관심의 대상)을

"합리적 근거 없이" (근거가 있다면 정당하고 건전한 비판이니) 까내리고

비속어를 남발하며 상대에게 예의를 차리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책을 읽고 지식을 쌓지 않는 편이 더 낫다고.

우리 모두가 이 사실을 가슴에 안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도리에 어긋나고 잘못된 행동과 언사를 보일 때,

누구든지 이 글을 가지고 와서 (인신공격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나를 비판하면

나로서는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이다.


오늘 부로 내 현생에서 바쁜 일이 잠깐 끝났다. 

그런 의미에서 독갤과 관련된 약간의 소식과 홍보를 하려고 한다.


예전에 내가 김태성 선생님을 뵙고 왔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김태성 선생을 뵙고 온 이야기 (장문, 사진 많음) - 독서 마이너 갤러리 (dcinside.com)

그 때 내가 번역하고 있는 책에 관해 말씀을 드렸다.

어제 김태성 번역가님한테서 연락이 왔다. 

소형 출판사하고 이야기를 좀 하셨다고 하셨다.

전에 내가 내 번역 견본을 김태성 선생님에게 보내드렸을 때,

이런 평가를 받았다.

"상당히 정확한 번역이라고 판단되지만, 글맛이 부족하다.

정확한 번역이 중요하지만 독자들의 가독성을 생각하면 일관되고 정제된 톤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소형 출판사 측에서도 대체로 같은 의견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이 정도만 해도 고무적인 소식이다.

만약에 출판이 확정된다면, 김태성 선생님과 나의 공동 번역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나야 완전 초보 번역가라고도 하기 부끄러운 지망생이니,

김태성 번역가님의 지도가 절실한 상황이니 말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나중에 새로운 소식을 더 전해드리겠다.

느림보 걸음으로나마 어느 정도 진척을 이룬 것 같아서 뿌듯할 따름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첫걸음을 떼고 싶다.


그리고 이제 월간독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주제는 '영문학'이다.

독갤에서 영문학하면 할 이야기가 정말 많으리라 사료된다.

월간독갤 미니 갤러리에 투고를 많이 해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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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서울 캠퍼스 카페 겸 서점인 이문일공칠에서

얼그레이 마들렌을 먹었다.

홍차만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나는 이곳이 참 좋다.

무수한 외국어 교재와 외국 관련 서적이 있으니 말이다.

서울에 오시면 여기 한 번쯤은 와보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