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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어쩌면, 분명히, 이건 독중감이 아니라 한탄에 가까울 것인데, 그건 이 책의 문장 대부분이 내가 구사하는 지금, 여기서 지금이란 건 이 책을 읽고 있지 않는 지금을 뜻하지만 그건 중요치 않고, 문장들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가정하고 보아도, 지금 내가 구사하는 일련의 지리멸렬함과 닮아, 또는 그를 아득히 뛰어넘어, 나로 하여금 이러한 한탄을 조소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이겠고,

어쩌면, 난 이것을 이전에 읽었던 저자의 또 다른 책과 비교할 수 있을 텐데. 내가 생각하기에 또는 생각한다고 믿건대 정말이지 그것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녔다고 지금으로선, 그때는 아니었다는 뜻으로, 또 이 책은 아니라는 뜻으로 말할 수 있고, 나는 이 까닭에 대해서, 다시 말해 어째서 내가 이것들로부터 모호한 차이를 느끼는지에 대해선, 아무래도 내가 이 문장의 형식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있어 찾아낼 수 없었다는 결론 외에는 도출할 수가 없는 것이다.

내용으로 말하자면, 그건 정말 지루하다고 이야기해지는 것인데, 다시금 비교를 통해서 그 특징을 부각시키자면, 그것은 이전의 작품에 비해 내게 뚜렷한 윤곽조차 없으며, 적어도 몇 개의 장면, 그러니까 내가 단편적으로나마 기억하고 있을 몇 개의 장면조차 재구성을 거부당한 채 매몰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것은 이 작품이 말하는, 말해지는, 굳이 강한 표현을 쓰자면 화자가 토하거나 점점 묻어가는, 그러니까 아무래도 죽을 상태를 향하기 때문에, 또는 향함으로써, 그러니까 결국에는 그가 죽음으로써, 그 기다림이 미완은 커녕 시작되지 않은 환원으로 또 그 환원조차 없는 끝으로써 끝나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 모르긴 몰라도 모른 채로 끝나는 그 모든 것들이 이 모든 것들을 자아내고 있는 게 아닐까 나름 생각할 따름인데,

나는 아무래도 끝이 나기를 알고 있고, 끝이 나기 전엔 끝이 나지 않음에도 시작조차 되지 않음을 알고 있을지 모르나, 그 시작을 재촉함으로 그 끝을 재촉하고 있다. 그것으로 끝이다. 이제 나는 끝을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