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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쁘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테다. 자전적 소설인 <혼란>은 토마스 베른하르트가 의사인 그의 아버지와 함께 환자들을 만나러 다니며, 온갖 종류의 죽음과 퇴폐와 몰락을 목격하고 그 관념적인 파국을 설명하는 말들을 듣는 이야기다. 자신의 아내를 술집에서 혹사시키다 죽게 된 후에도 여전히 현실감을 찾지 못하는 이나, 곧 죽을 나이가 되어서 가장 끔찍한 직장과 끔찍한 아내를 갖게 된 자식을 점차 미워하게 된 노파와, 모든 것으로부터 단절되어 자기 자신에 대한 글을 쓰고자 이복여동생을 반쯤 하녀처럼 부려먹는 경영자와, 미쳐 날뛰며 한 때 다루던 악기와 가족들을 전부 파괴하고 썩어가는 몸뚱이를 안고 사는 광인과, 새들을 기르다 그들이 전부 시끄럽게 울어대자 모든 새들의 목을 꺾어 박제하고자 하는 가족과, 경제적으로는 부흥하지만 내면으로는 완전히 파탄에 치달아 있는 성주까지. 그로테스크! 그렇게 울부짖는 성주의 말은 사실 그 스스로와 이 책 전체에 더 어울리는 말이다. 이 날선 이미지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와중에 독백으로서만 자신을 표현하는 성주는 몇 번이고, 이 사회의 죽음과 그 시체에서 풍겨오는 썩은내에 역겨움을 느끼는 자신, 그리고 이 썩은내를 맡는 자신에게서 느껴지는 부패의 압박을 토로한다. 우리는 모두 죽을 겁니다. 아니, 우리의 일부분이 우리보다 먼저 죽지요. 그러나 죽은 것들은 우리의 곁에서 계속 함께 있으며 우리의 죽음을 우스꽝스럽게 만듭니다. 그로테스크! 끈질기고, 진저리 나는 삶. 낭만적인 죽음을 꿈꿀 수밖에 없음은 우리의 삶이 너무나 낭만과는 거리가 먼 것이기 때문이지만, 동시에 낭만적인 죽음을 꿈꾸는 자신의 그 통속성이 이 낭만과는 거리가 먼 삶을 너무나 잘 대표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저 시리즈는 지하실이 좋았음
차츰차츰 방향감각을 상실해 가는 우리의 무목적성은 두렵게도 구체적으로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