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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문의 삼대의 이야기가 주축이 된 회고를 통해 이미 지나가버린, 퇴색해버린 옛 모습을 향한 그리움을 독자로서, 타인으로서 이렇게 가까이서 체험해본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음.

사투리는 어려웠지만 거슬리지 않았달까. 오히려 그 다정하고 슬픈 정취를 돋우는데 일조해주었음. 여담으로 사투리인 줄 알았는데 순우리말인 단어가 많아서 놀랐습니다. 더불어 작가의 어휘력도. 어떻게 이런 말을 알고 계셨지??

아마 작가 본인이었을 화자가, 칠성바위와 자신의 옛집을 한 바퀴 휘 돌아보고 해질녘에 다시 탱자나무 울타리를 끼고 돌아나오면서 지나온 곳을 바라봤을 때 할아버지의 환상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이제 고향이 너무 변해버렸고 스스로 마음을 어느 정도는 정리했단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해가 완전히 진 것이 아니라, 지는 해가 걸려있다는 건 그 기억의 약간이나마 남아있는 따뜻함을 의미할지도, 그래서 넋만이라도 남은 땅일 것이라 스스로 되뇌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과거에 포기하고 낙향하여 여전히 보수적이나 손자에게 따뜻한 할아버지, 성격이 무던해보이고 마을 주민들과 잘 지내지만 아들에게 냉엄했던 아버지. 그 극명했던 온도차를 모두 겪은 '나'가 모든 사건과 인물이 지나간 옛집에 쓸쓸히 서서 회고하는 모습은 앞으로도 계속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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