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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대한 뒤르켐의 기본적인 생각은 공간이 사회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3.1.1 사회적 범주로서 공간
뒤르켐의 저서 『종교생활의 기본 형태』에서 공간에 대한 그의 인식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공간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다는 공간 개념이 사회적으로 구성된다는 점에 집중한다. 그에게 공간을 비롯한 사고의 기본적 형식이나 범주는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공간이라는 개념을 생각하게 되는지,에 대한 탐구라는 점에서는 칸트와 유사하지만 그 방향에서는 완전히 다르다. 칸트는 공간 개념이 선험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뒤르켐에게“범주들이란 (…) 사회적으로 생산되는 것이고 미리 형식화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범주는 개인의 지각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분할은 사회생활로부터 생겨”난다. 뒤르켐에 따르면 이러한 분류에 필요한 범주 개념은 사회의 유지에 필수적인데, “기본적인 이념에 대한 (…) 통일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 어떤 공동의 삶도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범주에 대한 통일된 생각’이 어떻게 사회 유지에 기능하는지를 이러한 예시로 설명한다. 사회적 시간은 사회적 활동의 규칙성을 보장한다. “모든 사회구성원들에 의해 똑같이 이해된 시간은 축제, 사냥, 전쟁 같은 일이 생겨날 수 있게 한다.”
이는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로 각 집단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자신들의 공간’을 점유한다. 사회의 이러한 조직화는 전체 공간의 나누어짐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나누어진 공간들이 모여 전체 공간이 생겨나는 것이고 이와 무관한 추상적인 공간 개념은 뒤르켐에게 무의미하다. 공간과 시간은 신뢰성, 안정성, 기대감을 가질 수 있기 위해 있는 것이다.
이렇듯 뒤르켐은 한 사회의 공간을 그 사회의 반영으로 보았기 때문에 “공간 속에 기입된 사회조직”을 찾고자 했다.
3.1.2 단순한 사회의 공간과 복잡한 사회의 공간
뒤르켐은 사회의 진화 발전을 단순함에서 더 높은 것으로의 이행으로 본다. 뒤르켐 이론의 키워드는 차이, 구분, 분류와 같은 것들이다. 구분의 유무나 정도가 사회의 발전 상태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단순한 사회는 매우 작은 범위를 갖는다. 여러 작은 집단들이 존재하며 각 집단은 자신들의 영토를 갖는다. 이때 각 집단들은 이웃과 붙어있지 않고 그 사이에 구별짓는 땅이 존재한다. 이후 사회적 발전이 진행되면 “닫힌 범위에서 더욱 개방된 사회 공간적 조직 형식으로의 전이”가 일어난다. 개방은 혼합을 일으키고 도시는 그런 작용들을 가속화한다. 이런 식으로 이질화된 공간(하위 단위)들은 독자적 삶을 영위하게 된다. 하지만 뒤르켐은 이러한 분화가 너무 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내적으로는 이질적 통일체지만 외적으로는 다른 사회와 비교해서 동질적 통일체”인 사회를 생각하는 것이다.
뒤르켐은 가족과 토지의 관계를 강하고 강제적인 것으로 여긴다. “땅은 양도할 수 없는 것”이고 “가족 소유물은 가족의 삶이 원을 그리는 중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토와 사회의 밀접한 관계는 정주 민족과 함께 탄생했다는 것이다.
한편 그에게 근대는 “영토에 대한 결속의 약화”로 특징지어진다. 사회 진화가 진행될수록 영토 경계는 희미해진다. 벽으로 나누어졌던 것들이 서로 뒤섞이게 되면서 “개별성을 상실” 하고, 다양성을 지켜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많은 충돌과 경쟁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특수화와 분업이 이루어진다. 소통과 교류는 사회의 밀도가 높아지는 데 기여하고 사회는 더 이상 지역적 여건에 의지하지 않는다. 그 결과 사회 구조와 공간 구조의 분리가 초래된다.
3.1.3 지역적 단일체로 귀환
근대의 결과인 사회의 확장에 뒤르켐은 우려를 표한다. 사회의 무한한 확장 속에서 개인은 길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업 사회의 기능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경계 없이는 사람들이 각자 흩어져 사라질 뿐이기 때문이다. 뒤르켐은 이런 사회에 결속을 제공할 수단으로 개인과 국가의 중간 위치인 직업군을 제시한다. 이런 제한은 그의 이론과 모순되는 것이지만, 근대에 대한 거부적 몸짓이 그에게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그런 몸짓은 현재 글로벌화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3.1 생각 덧붙이기
- 공간이 사회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공간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려 했던(하는) 많은 시도들(예를 들어 도시계획)을 비판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뒤르켐은 건축가의 자의적 시도를 무력한 것으로 볼 것이다.
- 다양성이 많은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볼 때, 뒤르켐의 ‘더 높은 사회’가 과연 타당한 것인지에는 많은 의심이 생긴다.
- 뒤르켐이 바라본 근대의 특징인 ‘영토에 대한 결속의 약화’는 건축에서 1차적으로는 국제주의로, 2차적으로는 ‘기능과 형태의 결속 약화’로 나타나는 듯하다. 종합하자면 미스의 건축이 뒤르켐의 근대를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회학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