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그 샛파란 바람을 맞으며 야외에서 처음 책장을 펼쳤던 그 책을 이제와서야 다 읽었다.
꾸준히 읽은건 아니고, 그냥 중간에 읽기 귀찮아서 읽지 않았다.
그렇기에 무서웠다. 하나 마음먹은것 조차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한권의 책을, 한 해 동안 읽지도 못하는 것에 주눅들 수 있겠는가? 부끄러웠다.
그렇기에 마저 읽었다. 나츠메 소세키의 "마음"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라는 책을 이은 그의 (나에게 있어서는) 두번째 작품이다.
마음에 떠오르는대로 장황하게 늘어놓자면... 총평은 이렇다. 사색.
책의 끝부분을 끝내고, 주인공이 느낄 회의의 감정이 나의 현 감정이다. 당황스럽고 혼란하다.
내가 뒷부분을 미루었던건 치정때문인데, 개인적으로 BSS같은 분야를 정말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을 핑계로 미루었으나...
예상은 맞았다. 하지만 그러한 결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K. K와 선생님의 관계가 정말 세밀하여 놀랐었다. K는 선생님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사람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 중요하다는 감정을 잊어버리고선 그의 마음속에 싹트고 있던 그 어두운 유혹을 잘라내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지고 만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아내에게 감추어왔다.
어쩌면 K가 그런 선택을 한 것은 선생님에 대한 배신감이 아닌 자기회의감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을 읽고 나서야 처음의 모든것이 맞추어졌다. 무덤의 주인과 선생님과 사모님의 관계. 그리고 인간불신이라던 선생님의 말.
인간의 불신은 어쩌면 선생님이 스스로 하고 있던 것이 아닐까? 선생님에 대한 선생님의 불신...
누군가에게 있어 선생님의 이야기는 겉으로 보기엔 정상일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마 비극일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장황하다. 나 스스로 정리가 되질 않는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궁금하다. 주인공은 어떤 생각을 할까? 자신이 그토록 믿었던 선생님의 실제와
그 실제와 과거의 괴리를...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 외에 이 말이 와닿았다. 선생님의 유서중ㅡ 좋게만 사는것도 좋지 않지만 고난만을 겪는것도 좋지 않다. 역경을 이겨낼 힘이 생긴다 한들 속은 곪는다는.
과유불급과도 같은 그 말이 나의 생각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였다. 무조건적인 고난의 연속이 사람을 강하게 만들지만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이제야
속으로 새길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책을 읽으며 이것저것 적어놓은 것을 다시금 읽어보아야겠다.
끝으로, 올해 안에 이 책을 다 읽으며 마칠 수 있다는 것에 너무나도 만족한다. 학교안의 정자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첫 문단을 읽은 그 소리를 나는 잊지 못한다.
다음 책을 읽을때에도 이 갈증이 해소되는 것처럼 샛파란 느낌을 받기를 작게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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