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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취업을 하게 되면서 회사 일에 치이다보니
일이 너무 하기 싫어서 본격적으로 독서를 하기 시작했어. 직장 근처에 예쁜 서점이 있었던 것도 한 몫 했고.

그 때 당시에 아니 에르노가 인기가 많아서 아니 에르노 책도 많이 읽었고 다른 수필들도 꽤나 읽었지. 병렬적으로 읽으면서 얼추 3주에 2권정도는 읽었어. 지금은 관성을 잃고 책을 적게 읽고 있지만, 책을 다 읽었을 때의 쾌감, 좋았던 페이지 접어놓기, 지하철에서 나는 책을 읽는다는 묘한 우월감이 좋아서 잘 읽어왔었던 것 같아.

책을 읽다보니 한편으로는 이 무용함에 꽤나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물론 진짜로 무용한 건 아니겠지만, 지식이 꾹꾹 담긴 교재를 읽는 걸 유용함이라 본다면 나에게 독서란 단순히 대중교통에서 시간 보내고 사색하는 용도만 있긴 했어. 회사를 다니면서 유용한 인간이 되야한다는 생각에 괜한 반발심이 들어 무용함을 더 즐겼지.

그래서 '내가 진정으로 독서를 즐긴 게 맞는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냥 도피하는 게 아닌가? 이 업계에 녹아들어 딱딱하고 차가운 직업인이 되는 걸로부터 도피하는 게 아닐까? 나는 낭만을 즐기고 시간을 버릴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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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본업에 집중을 못한 탓이 크다고 본다. 언젠가부터, 대충 대학원즈음부터는 살면서 나쁘지 않은 선택만을 해왔던 것 같더라고. 노력이 조금은 덜 필요한. 진짜로 하고 싶은 게 없는건지 있는데 두려워서 없는 척 하는건지.

그냥 어느 정도의 안정성이 보장된 선택들. 몇번의 선택에서 도망쳐버리니 지금에 도착해버렸지. 나쁘진 않지만 온전히 즐겁거나 몰두는 못하겠는 곳. 포기하기는 두려운 딱 그 시점인듯. '우짜겠노... 여까지 왔는데' 라는 말이 딱 적절한 그 시점.

올해는 그래서 진짜로 치열하게 살아보려고 한다. 물론 5시간 남짓 자고 일어나면 또 까먹을지도 모르는 다짐이지만 어딘가에 메모해두고 매일 되새겨야지.

독갤에 어울리지 않는 뻘글일지도 모르지만 종종 자기개발서 검색해서 정보도 많이 얻었고. 어쨌든 독서를 시작하면서 깨닫게 된 생각들이기도 해서 써봤음. 앞서 말한 독서의 무용함이 의미있어지려면 유용해지는 순간들을 잘 쌓아둬야겠더라고.

아무튼 독붕이들도 새해 복 많이 받고 올 한해는 뭐든 다 이루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