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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람마다 추구하고 깨치는 데 정도 내지 등급이 존재하며, 이 차이에 대한 인정과 자발적 승복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게 백낙청이 말하는 "지혜의 위계질서"인데,

선불교를 가져와 적절히 꾸며두긴 했지만

실상 "내가 너희들보다 더 지혜로우니 나에게 승복하라" 같은 뉘앙스로 쓰이고 있는 게 아닌지...

이번 장강명 사태도 그렇거니와 이전부터 간간히 있었던 창비 계열의 "제 식구 감싸기" 행보를 보아하면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음.

백낙청 : ‘지혜의 위계질서’ 후진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앞선 사람들에게 자발적으로 복종하지 않는다면, 완전한 혼란이 일어나고 도가 시행되지 못하거나 비민주적인 통제와 강압이 여전히 필요하게 됩니다. 고맙게도 선생께서 오늘 아침 마지막 발언에서 이에 대해 논평을 해주셨는데, 다분히 회의적인 반응이었죠. (154)

월러스틴 : 글쎄요, 지혜의 위계질서라... 대단히 흥미 있는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게 실제로 어떤 내용일지 확신이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대하는거지요. (154)

- 21세기의 시련과 역사적 선택 (<백낙청 회화록> 4권에 수록)


심지어는 미국의 사회학자 윌러스틴과의 대담에서조차 자기가 표방한 "지혜의 위계질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는데

솔직히 말해 굳이 해외의 지성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다소 유치한 내용을 말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스러움.



갠적으로 좋아하는 평론 중에 이명원의 서정주 비판이 있음. "인생은 더러웠으나 문학은 고결했다"는 일반적인 시선과 달리, 서정주의 인생관이 어떻게 문학에 투영되었는가를 면밀히 살핀 평론임.

백낙청도 마찬가지,

90년대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오는 이 문단권력 문제, 특히 창비계열을 향하는 비판은

결국 백낙청의 이론이 갖고 있는 결함과도 무관하지 않음.

그래서 이 문제는 단순한 이익추구를 위한 회사의 방침 수준을 넘어서, 창비 계열의 문학적 이상과도 결부되는 핵심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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