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스크롤 해주세요.

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만두이미지

06bcdb27eae639aa658084e54480756f4424fb1530ac3f939c8c090293675e88928b31954c803d19ce796253


06bcdb27eae639aa658084e54482746c613496f93ec6bf1658c11479d76ec3669a772536afaa07684caa4a889f

이 책은 2021년 서울국제도서전인가 거기서 산 건데


아직도 책장 가장 손 잘 닿는 곳에서 두고 발췌독 틈틈히 하는 책임


책 자체는 그렇게 어렵거나 심각한 책은 아니고 번역가 권남희 선생님의 가벼운 에세이 느낌임


내가 자주 읽는 곳은 3장 '번역의 실제' 부분이야


이 파트에는 번역, 특히 일본어 번역을 할 때 번역가들이 고민하게 되는 포인트와


자연스러운 번역을 위한 꿀팁 같은 것이 적혀 있어


예를 들면 이런 느낌


ㅡㅡ


求めていらっしゃるのは、この人ではないでしょうか。...(중략)...


그대로 해석하자면 이렇다.


찾고 계신 것은, 이 사람이 아닐까요. ..(중략)..


이 문단이 역자의 손을 거치고 편집자의 손을 거쳐 책으로 나왔을 때는 어떻게 바뀌는지 한번 보자.


혹시, 이 사람을 찾고 있나요? ..(중략)..


다른 그림 찾기 하듯, 앞뒤 문단에서 차이점을 찾아보기 바란다. 분명 같은 내용인데 많이 다를 것이다.


"찾고 계신 것은, 이 사람이 아닐까요"가 "혹시, 이 사람을 찾고 있나요?'로 바뀌었다. 해석과 번역의 차이다. 쉼표이 위치도 바뀌었다. 물음표가 생겼다. 일본어에서는 물음표를 잘 쓰지 않는다. 그렇다고 번역을 할 때도 생략하면 안 된다. 우리말로 바꾸었을 때 물음표가 필요한 문장이라면 붙여준다.


ㅡㅡ


이것만 봐도 일본어를 번역한 글을 많이 본 친구들은 감이 팍 올거임


대놓고 번역투는 아닌데 뭔가 위화감이 드는 글들이 일본어 번역, 특히 아마추어 번역(소위 말하는 핫산)에 정말 많거든


이 의문문과 쉼표를 일본어 원문 그대로 사용해서 어색해 지는 경우가 많은 느낌


나도 자랑은 아니지만 불법번역싸개를 하고 있는 입장으로서 백번 공감함


일본어라는게 한국어와 어순이 같아서 조금이라도 정신줄을 놓고 있으면, 한국어에서 자주 쓰지 않는 어투로 술술 번역이 되어 버리거든


의역과 직역의 사이를 잡는 건 어느 언어를 번역할 때에도 참 딜레마인 것 같음


이런 실제적인 꿀팁 뿐만 아니라 의역과 직역의 딜레마, 방언 번역의 딜레마 같은, 번역을 하다보면 무조건 만나게 되는 실제적인 고민에 대한 어드바이스도 나와 있음


그리고 그 어드바이스도 실제로 번역계에서 구른 사람에게서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어드바이스라 정말 도움이 많이 됨


카레/카노죠를 '그' 한 단어로 번역하는 건 뭐 확실하게 애미 뒤진 번역이 맞지만


아침부터 번역 떡밥이 도니까 삘 받아서 써 봤음


정말 좋은 책임 꼭 번역을 하지 않더라도 원서 독해에 도전하는 친구들도 읽으면 괜찮을 것 같아


+갑자기 3인칭 대명사(카레/카노죠) 번역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더 적어봄


개인적으로는 대화문 안에 카레 또는 카노죠는 그/그녀로 번역 안하는 편임


한국어에서는 인칭 대명사를 잘 안 쓰잖아?


사실 일본어도 마찬가지라서 잘 안 쓰긴 하는데 그래도 한국어보다는 잘 쓰는 느낌이 있음


그래서 대화문 안에도 가끔씩 인칭대명사가 나오는데 이걸 직역하면


예를 들면 '최근 정말 이상하네, 그' 뭐 이런 식으로 나올 걸


'요즘 OO이가 정말 이상하단 말이야' 이런 식으로 번역하는 느낌


요즘 영미권에서 유행하는 인칭대명사 they쓰기를 그대로 가져온 느낌으로 '그'로 일괄변역 하나 본데


그럴거면 그 인칭대명사를 풀어 쓰는 게 훨씬 자연스러운 번역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