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종류의 진실이란, 거짓말이 아니고서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진정한 작가에게 이것은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 토마스 만과 프루스트처럼 엄청난 장편을 쓰는 사람이든, 체호프와 카버, 치버처럼 거의 단편밖에 쓰지 않는 사람이든, 진정한 작가라면 모두들 이것을 알고 있다. 엄청난 진실, 중요한 일, 깊은 진상이 있는 일들은, 있는 그대로를 말로 옮기더라도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그럴 때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진짜 같은 느낌이 생기지 않는다. 눈물 흘리고 신음하고 소리치고 콧물까지 늘어뜨려도 슬픔이 부족한 깊은 슬픔. 맨발로 뛰어오르고 “야호”라고 기세등등 외쳐봐도 기쁨이 부족한 큰 기쁨. 그런 것이 현실 세계에는 너무 많다고 느끼지 않는가? 그렇게 느낀 적이 없다면 그것은 이야기 따위는 필요가 없는 인간이겠지만, 이야기가 필요 없는 인간이 어디 있을까? 뭐 그런 건 어찌됐든, 그러한 정공법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어떤 버거운 것들을, 이야기라면 (잘만 하면) 부족하지 않게 전할 수 있는 것이다. 말하고 싶은 진실을 거짓말을 통해 말하며, 그런 창작물을 통해 눈물을 초월한 울음/웃음을 초월한 즐거움/통증을 초월한 고통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이야기다. 그래서 더더욱, 이렇게 생각해야만 할 것이다. 작가야말로 이야기의 도구라고, 작가를 써서 이야기는 진실을 전하는 거라고, 그렇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작가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이야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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