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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죽은 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호평과 함께 특이한 수식어가 함께 붙어 있는 걸 보았다. <죽은 혼> "1권"이 참 좋았다고.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이제는 알겠다. 그리고 참 아쉬운 일이다. <죽은 혼> 1권은 분명히 2권을 기대해볼만한 내용이었고, 파편적으로 남은 2권의 내용조차도 1권에 비해 그리 흥미롭지는 않았으니. 고골이 기존에 썼던 두 개의 2권을 불태우지 않고 남겨두기라도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죽은 혼> 1권은 말하자면 좀 더 종교적이고 신랄한 우드하우스를 읽는 듯한 인상을 준다. 치치코프라는 매력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속물을 앞세워 러시아적인 신비주의와 속물근성을 폭로하기도 하고, 승승장구하다가 갑작스럽게 자신을 여태 북돋아주던 마을이 급작스럽게 돌변해 적대적으로 나서자 빠르게 도망치며 환상성이 강한 기묘한 여운을 안겨준다. 소설적인 의미에서 가장 탁월한 부분은 이 치치코프라는 인물의 내력을 계속 미루다 바로 이 순간, 그가 도망치는 순간에야 밝히며 마지막 흥미를 집중시키는 데에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치치코프와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와는 별개로, <죽은 혼>의 서술자는 늘 자신의 존재감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반어적일 정도로 러시아적인 것과 유럽적인 것, 통속적인 것과 종교적인 것, 그리고 그 밖의 의미심장한 말들을 늘어놓는다. 그 말들을 듣고 있자면 마치 치치코프는 살아 있는 인물이 아니며, 다른 인물들 역시 그렇지 않고, 이들은 모두 우리에게 보이는 것과는 달리 너무나 가볍고 얄팍한 상징들에 불과하며, 우리가 그 너머의 무언가를 눈치채야만 한다고 요구하는 것만 같다. (비록 나는 그럴 수 없었지만.)



이 흥미로운 병행은 2권에서는 종적을 감춘다. 치치코프를 비롯한 인물들은 다소, 희극적이라기보다는 좀 더 사실적인 무게를 갖추며, 동시에 어떤 의미에서는 참 지루해진다. 치치코프는 진지하게 한 영지에 정착해 착실한 지주가 될 꿈을 꾸며, 그에게 돈을 빌려줄 거부는 치치코프에게도 참 뜻 깊은 러시아적인 인물로 보이며, 서구 문물을 쫓다가 영락한 지주는 종교적인 해결책을 찾아 회개하며 보다 노골적인 정교적 색채를 드러내다가, 기어이 치치코프는 몰락하였다가 종교적 훈계를 들으며 뉘우치기까지 한다.





참...... 노골적인 구성이다. 고골에게 글쓰기란 무엇이었던 걸까? 다만, 이 2권은 미처 완성되지 않아 파편적으로만 남아 있는 글인 것을 감안할 필요는 있겠다 싶지만 (그나마도 파편적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 어떤 장이 빠졌다는 수준이 아니라, 문장이 중간에 끊어지고 그 뒷내용이 존재하지 않는 식이다.) 1권에서의 매력 대부분이 탈색되었다는 걸 느끼기에는 이 정도 분량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싶다. 정말, 다시 느끼는 점이지만, 아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