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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 진은영 / 문학과지성사
info : 시 / 139p
reading period: 23.1.10
rating : 5.0 / 5.0
1.
'너에게는 2월이 잘 어울린다 하루나 이틀쯤 모자라는 슬픔이'
진은영은 민감한 시인이다. 상대방에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아름다운 단어로 풀어낸다.
2.
'슬픔은 가장 사랑스러운 보석일게요. 모든 사람이 그리 아름답게 슬픔을 착용한다면' -셰익스피어,리어왕
'할머니, 지나간 세월의 눈물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리게 해서 미안 ••• 엄마, 가을의 모든 빛깔이 어울리는 엄마에게 검은 셔츠만 입게 해서 미안 ••• 아빠, 새벽 세 시에 안자고 일어나 내 사진 자꾸 보지마'
진은영의 시집을 읽기 전까진 예은이라는 소녀가 살아가다 죽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못난 어른들로 인해 죽은 어린 소녀가 뭐가 잘못이 있다고 자꾸 미안해하는지 시를 읽는 내내 눈물이 자꾸 흘러내렸다. 2014년 4월 16일을 잊지 않겠다. 잊어선 안된다.
'얘들아, 어서 벗자 이건 너희들이 입기엔 너무 사이즈가 큰 슬픔이다.'
이 시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한 문장. 세월호는 어린 아이들이 감당하기에 너무나도 사이즈가 큰 슬픔이었다.
'예은아, 진실과 영혼은 너무 가볍구나 거짓됨에 비해, 진실과 영혼은 너무 가볍구나'
'진실이 어서 세상으로 나오기를 갈비뼈를 부수고 튀어나온 심장처럼 얘야, 그런 순간이 오겠지? 아빠가 물으신다 기억의 앙상한 손가락으로 네 젖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빠아빠 나는 슬픔의 큰 홍수 뒤에 뜨는 무지개같은 아이 하늘에서 제일 멋진 이름을 가진 아이로 만들어줘 고마워'
예은이라는 이름에 '무지개 예' 한자가 쓰인다는 사실까지 생각해서 시를 쓰는 진은영은 정말 아름다운 시인이다.
3.
'이 놈의 세계는 매일매일 자살하는 것 같다 아무리 말려도 말을 듣지 않는 것 같다'
'멈추는 것들은 대개 그렇듯, 슬프거든'
✍+ '예술적 자극은 곧 치유적 자극이 된다는 것. 그렇다면 아름다움은 인간을 해결하는 사랑의 작업이 되고, 그렇게 치유되면서 우리는 해결되지 않는 분쟁과 다시 맞설 힘을 얻게 된다.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아름다움, 진은영은 그런 것을 가졌다.' -139p, 해설 중
진은영은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내내 사랑으로 상처입은 독자를 치유한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싶은 추운 밤 이 시집을 추천한다.
진은영 평론도 작살나게 잘 씀. <문학의 아토포스> 추천
그 책 유시민이 너무 현학적이라고 책에 대놓고 써놨던데데 재밌게 읽었어?
현대문학을 관통하는 '문학과 정치의 관계성'을 가장 설득력 있게 규명했다고 생각함... 겉절이 문학에선 꽤 중요한 지점에 있는 듯
글귀가 참 좋다
해양사고인 세월호를 아직도 어떤 진상규명을 해야할 사건으로 보는 사고방식으로 시를 썼다는 것부터 너무 역겹네. 아이들을 진심으로 위로하긴 할까? 재료 하나 늘었다며 더러 좋아하진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