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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내가 한국인으로 태어나 한국의 식단을 먹고 있다는 게(그리고 그걸 내심 가장 취향에 맞는 식단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게) 생각 이상으로 큰 혜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준 책이다. 반 농담 반 진담으로 늘 나오는 말인 '미국인들은 자기들이 무료 건강보험이 있는 것처럼 먹는다'라는 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도록 만든 책이기도 하고. 사실, 이 책을 읽을 때는 바로 그 지점, 이 책의 예상 독자가 바로 그 미국인들일 것을 염두하고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는 사실 그리 낯설지도 않고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것들에 대해서 꽤나 큰 심리적 갈등을 느껴야 할 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저자는 식품업계와 식생활에서의 다양한 변화나 트렌드, 생각들을 광범위하게 짚어나가며 어떻게 우리가 풍요의 시대에서 과잉 풍요의 시대로 넘어왔는지, 이것이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주었고 우리에게 어떤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주었는지를 보여준다. 가장 대표적인 부정적 변화는 역시 주식이라고 할 만한 것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점차 사라지며 몰개성한 패스트푸드나 때를 맞추지 않는 식단 등이 빈번해졌고 이것이 우리에게 여러 가지 의미에서 그리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이 변화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생겨났으며, 심각한 영양 불균형 및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를 피할 수 있는 국가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한국과 일본 등의 극소수 나라를 제외하고는.
개인적으로 나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영양도 나쁘지 않아 지속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식단에 관심이 많아, 책에서 부정적으로 언급되는 유동식('밀스 3.1' 등)을 오랫동안 먹어보기도 했고, 현재는 롤드오트(귀리)에 닭안심 및 김치를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한 끼 식사로 주로 먹고 있다. 이따금 생선이나 나물 반찬을 먹기도 하고, 최소한의 비타민 영양제를 함께 먹으며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한국 식단 중 국밥이 참 안 좋은 식습관이라고 여기기도 했다. 그런 식습관조차 사실 세계의 평균적인 식습관에 비하면 얼마나 긍정적인 것이었는지 느낄 때마다 참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가 어떻게 버거, 치킨, 피자 등을 사랑하면서도 집에서 미역국, 시금치 나물, 고등어 조림 등을 맛있게 먹는지 생각해봐야만 한다. (그리고 간이 약간은 짜지만 그래도 괜찮은 반찬 가게들이 많다는 것 역시.) 수상할 정도로 골치 아픈 식단을 굳이 따라야 할 필요가 없다는 데에는 우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안정성이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식품을 다루는 문제는 매우 경제적이고 구조적인 결함과 함께 한다는 걸 잊을 순 없다. 집에서 요리할 수 없고 밖에서 패스트푸드를 사먹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꼭 패스트푸드가 가장 선호하는 음식이기 때문은 아니며, 정확하게는 이 돈과 이 시간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 중 가장 선호하는 음식이기 때문일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고, 나도 개인적으로 KFC 오리지널 치킨을 상당히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주식으로 먹을 생각을 하는 이들은 거의 없으리라 믿는다.) 결국 이 문제는 개개인의 인식 자체보다도 좀 더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할 테다. 아마 꽤나 큰 반발감을 불러일으킬 종류의. (다시 한 번, 그냥 한국인으로 태어난 게 참 속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 내의 인종 별 비만율을 보았을 때 백인, 황인, 라티노, 흑인 중 황인만이 수상할 정도로 낮은 비만율을 보인다는 건 이 식문화라는 것이 나쁜 의미로는 떨쳐내기 힘들고, 좋은 의미로는 축복받은 선물이라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ㄹㅇ 미국인들 정신나간 듯이 먹긴 하더라... 근데 생선도 건강식으로 치는구나. 고등어조림하고 갈비찜하고 건강적으로 큰 차이 있다고 생각안했는데 의외네 - dc App
오메가3을 왜 굳이 영양제로까지 챙겨 먹으려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