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책, 온갖 철학책, 문학책 번역본 다 모아두고 글 올리는 애들 보면 좀 안타깝다.

몇 가지 이유 적음.


1. 철학전공 학부생 아님

: 학부생은 연구보단 강의나 강독수업 따라가기 위해서 몇몇 책이 필요한데

북호더 같은 경우 필요해서 구입한 게 아니라는 것. 만약 그렇다 해도 서점처럼 구비해서 쌓아둘 필요 없음.

동시에 대학 도서관에서 왠만큼 충당 가능.


2. 대학원생도 아님.

: 대학원생부터는 연구 대상이 좁혀져서 보는 책의 범주도 좁혀짐.

그렇게 많은 책이 필요하지 않음. 학부생과 마찬가지로 번역본은 도서관을 이용하거나, 주로 원전 강독을 함.


3. 교수도 당연히 아님

: 만약 교수가 저렇게 지적허세 딸딸이 치는 거면 안타까운 일.

지적허영은 좋은 거지만, 교수는 그 허영 때문에 과시와 허세를 행하면 안된다. 그 분야가 그 사람이 경거망동 못할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4. 학부생도, 대학원생도, 교수도 아닌 나이 많은 일반인인데 북호더 놀이

: 모두가 직접 비난은 안하지만 출판계, 학계, 다른 일반인들이 속으로

안타깝게 여기거나 비웃을 행동.


5. 안타까운 현대인의 초상이지만, 그 사람들은 책의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을 뿐임.

단지 책을 읽고, 배우고, 사유하는 행위보단 책의 이미지로 본인의 결핍을 채우고자 하는 것. 그러나 그 결핍은 밑빠진 독임.

사는 것만으로 해소가 안되니, 쌓아두고, 사진 찍고, 몇 마디 붙이고, 아는 척 한마디 덧붙이며 과시하고자 하는 것.


호더는 일종의 신경증임. 필요 이상의 재화를 비축해두고자 하는 사치 행위와도 다름.

극단적인 불안과 결핍에서 오는 행위임.

시장의 마케팅이 이 불안을 자극하고 동요시키는 경향도 있는데, 광고에 무비판적으로 많이 노출되면 악화됨.

한 사례를 들자면, 축산업이 우유 판촉 문구를 "우유는 몸에 좋다" 에서

"혹시 아직도 우유를 구입하지 않으셨나요?" 로 바꿔 성공한 경우. 이런 사례는 현재에도 셀 수 없이 많음.

실제로 대중은 이런 불안, 두려움, 결핍, 소외에 동요하기 쉬움.


마지막으로, 난 그 행동들을 비웃지 않음. 단지 그냥 측은하게 여길 뿐임.

사치는 좋고, 축적 또한 인간의 생존 본능이라 생각하지만, 

이스터섬 원주민이 보인 베블런 효과처럼 과시를 통한 지위재 취득은 건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