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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상계의 한 축인 마루야마 마사오의 <충성과 반역>

그리고 사토 히로오 교수님의 <히토가미 신앙의 계보>

둘 다 일본인의 종교관 더 나아가서 세계관에 대해 다룬 양서임

먼저 <충성과 반역>부터 얘기를 할게

<일본서기>, <고사기>(보통 일본에서는 마지막 글자 두개를 따서 記紀라고 하더라)의 텍스트 분석을 통해

일본인의 고층(古層), 그러니까 잠재의식을

'つぎつぎとなりゆくいきほひ'로 요약해

이 문장을 이루고 있는 단어 하나에 챕터 하나씩을 들여서 설명하는 만큼, 간단하게 설명하기 힘들지만

억지로 요약해 보자면, '법칙성 없이 그저 흘러가는 세계' 정도가 될 것 같아

마루야마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일본인의 잠재의식 속에는 항상 이러한 관념을 뿌리로 한 가치판단의 배제와 실존주의가 있었지만

외래 사상(유불도 등)의 유입 때문에 오랫동안 억눌려 있다가

근대화 시기에 이것이 사상적 토대가 되었다는 것 같아

이건 모토오리 노리나가(本居宣長)를 필두로 한 에도시대 국학부터 이어지는 아주 유서 깊은 생각이기도 해

+한문을 그대로 인용한 것도 있고 처음보는 한자어가 쏟아져 나와서 너무 힘들었다... 토하는 줄 앎 솔직히

사토 히로오 교수님은 근대주의자 마루야마와는 정 반대의 관점에서 일본인의 관념을 이야기 하셔


사토 히로오 선생님은 대충 이런 생각을 가지신 분인데,

저기서 내가 언급한 <일본인과 신>이라는 책이 이 책의 증보판 개념으로 나온 거라

이번에도 비슷한 내용이었음

하지만 신 중에서도 인간이 신이 된 '히토가미(히토=사람, 가미=신)' 개념에 집중한 책이라 그런지

교수님이 뭘 말씀하시고 싶은 지 확실히 알겠더라

'한결같이 변함없는 일본인의 정신세계'라는 관념이 근대에 와서 생긴 허상이라는 말씀을 하고 싶으셨던 것 같아

일본 민속학의 시조 야나기타 쿠니오(柳田国男)라는 분이 있었는데

일본인의 관념세계를 조몬시대부터 이어지는 '산 숭배' '조상숭배'로 판단 했거든

바로 첫번째 챕터부터 조몬시대의 신앙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는 고고학적 증거로 반박을 날리시더라고

야나기타 쿠니오를 하나하나 인용하면서 반박하는 건 물론이고

마루야마 마사오가 일본인의 잠재의식을 설명하는 재료로 여기는 記紀 역시,

자료가 쓰여졌던 7~8세기의 상황과 당시 신앙의 형태의 단편일 뿐이고

시대별로 일본인의 신앙은 계속 변해 왔다고 이 책에서 역설하고 있어

모토오리 노리나가나 마루야마 마사오의 '일본인의 고층'은 7~8세기 덴무덴노의 단편에 지나지 않고

(심지어 막말 전까지 일반 민중들 사이에선 찾아볼 수도 없는)

야나기타 쿠니오의 '일본인의 잠재의식' 역시, 에도 후기나 되어서 나타난 신앙에 지나지 않는다는 거야

또 사토 히로오 선생님이 훑어 가는 일본인의 신앙의 변천이

큰 틀에서는 서구 신학의 흐름과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 장에서

"세계적 시야에 서서 신을 상식적인 일본문화론의 틀에서 해방시킴으로써... 몇가지 사상적 요소의 혼재와 다양한 명중(冥衆)의 공존은 동아시아에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런 내용이 있더라

근대 이후 일본학 연구의 핵이 된 일본문화의 특수주의, 동아시아와 일본의 분리를 비판하시는 것 같아

쭉 보면 알겠지만 이런 저런 논리 때문에 함부로 건들 수 없었던 성역에

포스트 모더니즘의 칼날을 과감히 갖다 대었다 이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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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읽을 책이

전후 일본사상의 또다른 축 쓰다 소우키치(津田左右吉)의 <중국사상과 일본>이라는 책인데

이건 또 그야말로 '일본은 동아시아와 완전히 다르다!'를 외치는 정반대의 내용이라 기대된다

이 사람은 일본어의 한자 사용까지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라

냉탕 온탕의 극치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됨

아주 즐거운 독서를 했다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