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책 좋아했던 독붕이라면(어쩌면 책에 관심 없던 독붕이였다고 해도) 아마 어떤 경로로든 어린 왕자를 접했을 텐데, 내가 어렴풋이 어린왕자를 기억하고 있었을 때 어린왕자의 마지막 장면은 없었음
마지막에 사막에서 쓰러지는 그 장면이, 어렸던 나한테는 잘 모를 장면이었는지,
나는 결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린왕자를 다 덮었던 모양임
어쨌든, 어린왕자는 내게 단지 내일 만날 친구처럼 헤어진 것 뿐이었고, 꽤 오랜 시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고, 아직 소행성에 어린 왕자가 살고있겠다 이따금 떠올렸을지 모름
그래서 내가 마지막 장면을 이해할 나이가 되었을 적에, 그때서야 어린왕자는 죽었고, 내 기억에 나는 당황스럽다가, 슬펐던 것 같음
그래서 어린왕자하면 다른 장면들도 그렇지만 유독 모래 위로 스러지는 그 장면이 기억에 남아있는 듯
금발의 머리가 풀썩 황금빛 모래위로 쏟아지는
지금 떠올려보니 생텍쥐페리가 일부러 알게모르게 표현했다는 생각도 드네
아니면 진짜로 헤어지는 결말일 뿐인데 내가 여태 오독한 걸지두
그래서 뭐, 어린왕자는 어릴 때 읽는 거랑 커서 읽는 거랑 다르긴 한듯
지금 읽으면 또 다를지도
요건 여느 동화나 마찬가지려나
독붕이들도 어릴 때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보며 몰랐던 장면들을 찾아내보는 게 워떨까
초딩 때 그 마지막 장면 때문에 멘붕 옴
왜 드라마 등장인물 죽였냐고 호소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았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