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주인공 아일린 오쇼네시. 1930년대에 파리에 타이핑 회사를 차렸다가 인력 수급문제로 접은 뒤 런던 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과정을 수료할 정도의 엘리트 여성이다. 하지만 학사 학위가 2급이라서 전문 연구자로서의 가망은 없었다고 한다.
2. 아무튼 석사 학위논문을 준비할 무렵 친구의 친구가 연다는 파티에 참가했다. 가망도 없이 헌책방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하는 (자칭 작가라는) 찌질이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3. 몇 번 만난 뒤 루저 비정규직은 결혼해달라고 징정거리고 아일린은 흔쾌히 수락한다. 도데체 왜? 친구가 물어보자 "나이 서른이 되면 나한테 결혼해달라는 사람 아무나하고 결혼하기로 했어." 역시 그 남편에 그 아내다. 가난뱅이였던 남편이 결혼반지를 몇 펜스짜리로 샀다. 다이소에서 결혼반지를 산 셈이다 그래도 쿨하게 받아줬다.
4. 결혼하고 근처 촌락에 가서 정원 가꾸고 살자고 한다. 그러면 석사 학위논문은 포기해야하는데. (주제가 아동 심리학이라 표본 수집을 위해 도시에서 써야했다.) 뭐, 그거 쯤이야! 쿨하게 수락하고 농촌으로 갔다. 구매한 집이 너무 후져서 한번 말싸움하기는 했지만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말싸움이라고 한다.
5. 거기서 글 쓰겠다고 끄짝끄짝거린다. 집안 일은 많이 안하는거같다. 그래도 작가의 꿈을 돕기 위해서 원고의 타이핑은 아일린이 대부분 도와주었다. 그러더니 외주 받아서 위건에 몇 주 있다가 돌아오더니 갑자기 스페인 내전에 참가하겠다고 선언한다. 쿨하게 자기도 같이 가겠다고 선언한다. 역시 그 남편에 그 아내다.
6. 아마 다들 기억 못하겠지만 (영남충놈이 이상하게 카탈루냐 찬가에서 아일린 언급을 거의 안한다.) 아일린은 남편의 일을 많이 돕는다. 주요 소재는 주로 전공을 살린 타이핑 +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 원조 호소 + 남편에게 물자 전달하기 등등. 영남충은 괜찮게 지냈나봐라고 하면서 대수롭지않게 넘겼지만 리얼충 리처드 리드의 회고에 따르면 왠지 모르게 겁에 질려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남편에게 한마디도 안했다. 역시 대문호의 아내답다.
7. 그러다가 오웰은 스페인 내전에서 한쪽 팔을 못 쓰게 되는 중상을 입는다. 남편 눈동자가 초록색일때 이럴 거 같았다. 그래서 이 시기 반병신이 된 남편 뒷바라지는 아일린 몫이었다. 아마도 전쟁 끝나고나면 외딴 섬에서 농사 지으면서 살겠지? 하고싶은대로 해라. "아닌데, 농사는 지금 지을껀데." 다시 예전 집에 돌아가서 농촌에서 정원 가꾸기에 돌입한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않아 몸이 맛탱이가 가서 모로코에 요양하러 떠났다. 거기서 쓴 신작 소설도 아일린이 타이핑해주었다. 그래도 팔은 다시 멀쩡해졌나보다. 소설 초고는 자기가 쓴 걸 보면.
8. 2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군의관이었던 아일린의 오라버니가 전사했다. 잉잉, 너무 슬퍼. 남편도 슬퍼했다. 잉잉, "그 사람이 내 신체검진 무료로 해주었는데". 이 새끼가?
9. 이 무렵 영남충의 편지 중 하나. "아일린이 일 년에 두번 정도는 다른 여자하고 같이 자도 된다고 했어. 같이 자줄꺼지?" 당연하지만 그 여성은 그런 정신나간 짓따위는 하지 않았다.
10. 부부 사이에는 애가 없었는데 오늘날의 추측으로는 남편이 버마에서 창녀하고 같이 놀다가 성병에 걸린 휴유증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남편은 양자 입양을 생각했고 아일린도 쿨하게 동의했다. 역시 그 남.. .아니, 이쯤되면 솔직히 아일린이 너무 아까운데? 이 무렵 아일린의 육체, 정신적 건강은 크게 쇠약해졌지만 남편은 그걸 눈치채지 못했다. 왜냐고? 남편은 자기 건강도 별로 신경 안 쓰는 사람이거든. 폐가 안좋아서 입원하면 잉잉, 담배 없으면 나 글 못 쓰는데 하는 사람에게 뭘 바라십니까.
11. 1945년 초, 아일린 블레어는 자궁 적출수술을 받다가 클로로포롬 부작용때문에 사망한다. 남편은 그녀의 죽음을 매우 슬퍼했지만 그와 별개로 만나는 여성마다 자기하고 결혼해달라고 징징거렸다고 한다. 아마도 아내를 잃은 슬픔이 너무 커서 그런 짓을 했겠지만 그래도 추하긴 추하다. 진짜. 이후 오웰은 타이피스트나 다른 사람을 두는 대신 다른 원고를 꿋꿋이 스스로 타이핑했고 이것이 그의 죽음을 재촉한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12. 너무 거시기하니 오웰의 명예회복을 위한 일화도 하나. 아일린 블레어가 스페인에서 일할 때 오웰의 부대장이었던 조르주 콥 소령은 이상하게 그녀에게 추근되었다고한다. 심지어 스페인에서 돌아온 직후인 1945년까지도 개인적인 편지를 계속 보냈다. 주변 사람들은 둘이 그렇고 그런 관계가 아닐까라면서 쑥덕거렸고 오웰도 필경 그 소문을 들었겠지만 오웰은 이에 대해서 한 마디도, 어떤 메모도 남기지 않았다. 그 둘이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믿은 것이리라. 그와 별개로 카탈루냐 찬가의 영화버전인 랜드 앤 프리덤조차도 이 일화를 차용한 장면을 집어넣은걸로 봐서 오웰 혼자만 안 믿었던거같지만.
13. 그러나 아일린 오쇼네시가 오윌에게 해주었던 가장 큰 기여는 그와 첫 만남을 가졌던 1935년에 읽어준 시일 것이다. 50년 뒤의 암울한 미래세계를 예측한 시. 그 시 이름이 뭐냐고? End of the Century, 1984
개노답 영남충과 성녀 아일린. 영남충은 자신과 아일린간의 사랑은 진실된 것이었다고 했다.
확실히 남편을 그렇게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 모든 것을 감내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거 어디서 찾는 내용임? 작가들 가족썰이 은근 꿀잼인 듯
단일문헌으로는 마이클 쉘던이 쓴 조지 오웰 : 감춰진 얼굴 이 가장 상세한데 이건 절판본이고 지금 구할 수 있는 책은 존 서덜랜드가 쓴 오웰의 코가 가장 무난함.
굳굳
카탈루냐 찬가에서 그나마 아내 얘기 해주는 부분이 소련 계열 공산당원이 자기 요양하던 방에 불시에 쳐들어와서 잡아가려던 상황에서 아내가 재주 좋게 숨겨준 덕분에 안 죽고 살아났다는 부분 정도인 듯
대문호들 썰 왜케 웃기지ㅋㅋㅋ
오웰 또라이였네
7번 항목 2번째 줄 외팔이와 녹색 눈- 이럴 거 같았다 << ㅇㅈㄹㅋㅋㅋ 바이올렛 얘기자나 이거 어쩐지 자짤이 저거더라
그 다음 전쟁끝나고 농사지으라는것도 그 이야기야!
작가 새끼들은 글과 사생활이 비례하는 케이스가 오히려 정말 보기 드문듯. 얘들이야말로 정치인보다 더 한 거짓말쟁이들 아닐까
글쎄, 오웰의 글에 거짓말을 한게 있었나. 말은 저렇게 했지만 말마따나 둘은 서로 진실하게 사랑하던 사이였음. 둘이 BBC에서 같이 도와주면서 일하기도 했고.
영남충이 영국암자였노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