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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켈러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본성 대 양육 논쟁을 분해하고 있다. 우선 그는 논쟁의 핵심 질문 자체를 분해하여 논쟁의 기저에 깔려 있는 전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 놓는다. 그에 따르면 본성과 양육 논쟁은 본성과 양육이 분리되어 있는 영역에 속한다는 가정을 깔고 있으며,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본성과 양육을 상호배타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대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켈러는 “본성과 양육(nature and nurture)”이라는 문구를 유명하게 만든 프랜시스 골턴에서 그 시작점을 찾고 있으며 19세기 후반 유전자 입자 개념의 도입이 본성과 양육, 유전자와 환경을 서로 대립적인 항으로 놓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는 이 책의 원제목(“The Mirage of a Space between Nature and Nurture”)이 의도하는 것처럼 본성과 양육 사이에 존재한다고 여겨져 왔던 ‘간격(space)’이 신기루(mirage)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이고자 했던 것이다.
두 번째로 켈러는 본성 대 양육 논쟁에 사용되는 언어들을 분해하여 그 언어들이 지니는 다의성이 이 논쟁을 해결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유전력(inheritability)”은 일상적인 언어와 과학의 언어가 섞여 다의성을 낳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유전력은 유전적 변이로 인해 나타나는 표현형의 변이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집단과 관련되어 통계학적인 수치로 나타나는 전문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그것이 지니는 일상적인 의미, 즉 부모로부터 자손에게로의 전달(transmissibility)이라는 의미와 혼재되면서 집단과 개체, 유전적인 것과 환경적인 것, 유전적 영향과 사회문화적 영향이 뒤죽박죽 혼재되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런 논쟁들을 통해 켈러가 제안하고 싶어 하는 것은 본성이든 환경이든 아니면 둘 다이든 간에 인간의 특성이 어떤 결정적인 요인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생각 자체의 전환이 아닌가 싶다. 그보다 “인간 개개인의 발생이 얼마나 유연한지, 그리고 각 단계마다 그 유연함은 어떠한지”, 바로 그 유연함에 초점을 맞춰야, 결정론적인 생각들에서 연유하는 정치적, 사회적 폐해, 예를 들면 우생학이 야기한 것과 같은 문제를 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본성과 양육이라는 신기루>는 과학과 과학사/과학철학 사이의 상보적인 발전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운 책이다. 본성과 양육 논쟁에 대한 켈러의 통찰과 문제의 재정의는 상당 부분 후생유전학이나 진화발생생물학 등 현대 생물학의 연구 성과에 기대고 있고, 이런 점에서 과학의 발전은 과학사와 과학철학에 새로운 통찰을 제공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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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잼써보인다
물론 이러고 2년간 안읽을게 뻔함 ㅠㅠ
개성의 탄생부터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