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진의 소설들 

1-1.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

 소설가 하진은 천안문 사건 이후 중국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사람입니다. 영어로 작품을 내는데, 모국어로 글을 쓰지 않으면서도 미국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 단편집에선 사업가로 성공한 이후 주변에서의 대우가 달라진 것을 낯설어하고, 동시에 씁쓸해 하는 남성이 일화를 다룬 <한 사업가의 이야기>, 동성애자로서 여성과 결혼을 하고 이후 동성애자란 사실이 발각되어 자본주의의 물이 들었다며 탄압받는 이를 묘사한 <신랑>이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1-2.니하오 미스터빈

 하진의 장편소설입니다. 상급자의 부당한 대우를 고발했다는 이유로 핍박받는 빈이라는 남성의 이야깁니다. 주인공은 예술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다소 찌질하고 단세포적이어서 아큐를 보는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1-3.카우보이 치킨

 역시나 하진의 단편집입니다. 여기에서는 표제작인 중국내 위치한 미국 프렌차이즈점의 점원들의 이야기인 <카우보이 치킨>, 신병교육대에서 여성적인 외양으로 놀림을 받는 <미스 지>가 주목할만합니다. 특히나 전자에서는 사회주의적 비효율을 비웃으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자본주의의 합당한 임금격차에도 격분하는 다소 이중적인 중국인들의 모습이 나와있어 실소를 자아냅니다.


2. 데드맨

 추리물입니다. 머리와 몸통을 비롯하여 사지가 하나씩 없는 시체들이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작가는 처녀작임에도 불구하고 수준높은 연출로 독자에게 시체의 일부분을 가지고 가는 이유가 혹여나 그들을 조합해 인조인간을 만드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합니다. 후반부의 힘이 빠지는 것이 아쉽습니다만 다른 작품을 기대할만한 작가임은 분명한듯 합니다.


3. 풍선인간

 홍콩의 추리소설가 찬호께이의 신작입니다. 이능력을 쓰는 악당이 있으면 어떨까, 라는 상상으로 쓰여진 연작소설입니다. 찬호께이의 소설집답게 단편 하나하나가 연관이 없을듯 싶다가도 하나로 이어지는 지점이 있어 흥미롭습니다. 


4.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입니다. 가볍게 읽기에는 좋아서 추리소설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다만 수준높은 추리를 기대하시는 분들께는 실망을 안겨드릴 것 같네요.


5. 결혼시장

 미국의 경제불황이 결혼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하는 책입니다. 저자들은 여성의 사회진출과 경제불황으로 괜찮은 남성의 수가 줄어들면서 결혼 시장이 여초 사회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또한 경제성장기와는 다르게 상류층 남성들이 동질혼을 선호함으로서 엘리트 집단들은 과거 어느 시기보다도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혼인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와는 달리 하층시장에서는 남성들이 결혼시장이 여초임을 이용, 헌신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음으로서(통속적인 표현으로 먹버를 함으로서) 하류층 여성들은 남성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되고 남성들은 이런 여성들에게 속물적이라는 비판을 가함으로서 남녀갈등이 격화되었다고 말합니다. 이런 분석이 외에도 미국의 결혼과 이혼에 관한 판례의 변화가 결혼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도 추측합니다.

 

6. 고전부시리즈 1~6

 요네자와 호노부의 가벼운 일상, 추리물입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왔다고 들었지만 그 쪽은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시리즈 초반부와 후반부의 느낌이 조금 다른데, 전반이 일상적인 성장물이었다면 후반부는 다소 추리의 요소가 강해집니다. 시리즈의 대부분이 평이했지만 6편은 꽤나 좋았습니다.


7. 모스크바의 신사

 러시아 혁명 이후 귀족적인 양식을 갖춘 백작이 공산당에 의해 강제로 한 호텔에 종신연금을 당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소설입니다. 꽤나 교양있는 인물인 백작이 자신의 처지가 격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품위있는 태도를 유지한 채 일련의 사건들과 부딪히는 모습이 흥미를 자아냅니다. 미국인이 쓴 것임에도 별 위화감없이 러시아의 문화와 당대의 분위기를 잘 자아낸 것 같습니다. 추천드려요.


8. 암-만병의 황제의 역사

 문명의 태동 이후 수천년간 인류가 암이라는 질병에 어떻게 대응했고, 인간 유전자의 비밀이 밝혀진 이후에 의사들의 고군분투를 다룬 작품입니다. 의료에 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암이라는 게 하나의 원인에서 기인한 질병이 아니어서 만능열쇠를 찾기는 어렵고, 각개격파를 해야한다는 게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제 암세포가 깨어나기 전에 치료법이 나오면 좋을텐데요.


9. 흑묘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한 은퇴자가 관리인으로 있는 산장에 산장 주인 아들네미 일행이 와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관 시리즈 중에선 평범한 축이네요.


10. 파우스트 

 보려고 벼르고 있다 결국 보고야 말았습니다. 1부는 술술 넘어가고 내용 이해도 쉬운데 2부는 참 어렵네요. 공연으로 보아야하나 생각 중입니다.


11. 페스트

 페스트가 발병하여 격리된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카뮈의 소설입니다. 이방인 때도 느꼈지만 이게 50년도 더 전에 나온 소설이라고는 믿기지 않네요. 역시나 천재들은 시대를 초월하는 무언가가 있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