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의 어둠 속에서 잠들지 못하던 그에게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그것은 마치 어린 시절 어두운 침대맡에 누워 듣던, 아버지가 집으로 오는 길에 외로이 부르는 휘파람 소리 같았지만, 들려오는 것은 굴을 따라 지구 중심부의 알려지지 않은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개울물 소리 뿐이었다.

그날 밤 그는 낮은 산등성이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꿨다. 그곳에서 햇빛이 풀잎 위로 떨어지는 목초지의 사슴들을 내려다보았다. 사슴들은 무릎까지 올라오는 젖은 풀 사이에 서있었다. 그가 탄 당나귀의 등뼈가 밑에서 뒤척이자 그는 짐승의 몸통을 자신의 다리로 붙들었다. 얼굴을 스치는 각각의 나뭇잎이 슬픔과 두려움을 더욱 깊게 하였다. 이미 지난 나뭇잎은 다시 지나지 못하리라. 이미 노래지기 시작한 잎은 그의 얼굴을 면사포마냥 매만지며 지나갔고, 줄기들은 해가 비추자 가녀린 뼈다귀처럼 빛났다. 그는 돌아갈 수 없으므로 계속 나아가기로 결심했고 그 날은 그 어느 다른 날들만큼이나 아름다웠으며 그는 자신의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문단이라 번역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