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소설의 이야기 구조를 가졌지만 실제로는 예민하고 미묘한 성장기의 심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섬세한 성장소설. 고립된 장소와 열린 세계, 클론으로서의 숙명과 인간으로서의 욕망, 알지만 말해지지 못하는 대비적인 것들 사이의 틈 속에서도 삶은 여전히 위태롭게 진행된다. 어떤 희망이 포말처럼 부서지거나 설령 그 끝에서 무엇이 기다리고 있다고 할지라도.
기타노 다케시가 결국 아무리 도망쳐봐야 끝은 바다일 수 밖에 없는 일본인의 고립감을 얘기한 것이 문득 생각났다. 가즈오 이시구로가 외부가 차단된 환경을 그려내며 외부의 어떤 세계나 사람들이 지워진 공간감을 지닌 것이 과연 우연일까 하는 의문. 덕분에 소설의 비극은 운명적 무게감이 더해져 점점 더 스산해지지만 아무도 외부로 탈출하거나 되돌아올 수 없다. '나를 보내지 마'의 인물들이 그렇고 '남아있는 나날'들의 스티븐스가 결국 퇴락한 집의 집사로 삶을 마치듯이.
기타노 다케시가 결국 아무리 도망쳐봐야 끝은 바다일 수 밖에 없는 일본인의 고립감을 얘기한 것이 문득 생각났다. 가즈오 이시구로가 외부가 차단된 환경을 그려내며 외부의 어떤 세계나 사람들이 지워진 공간감을 지닌 것이 과연 우연일까 하는 의문. 덕분에 소설의 비극은 운명적 무게감이 더해져 점점 더 스산해지지만 아무도 외부로 탈출하거나 되돌아올 수 없다. '나를 보내지 마'의 인물들이 그렇고 '남아있는 나날'들의 스티븐스가 결국 퇴락한 집의 집사로 삶을 마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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