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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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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디자인의 표지를 거부할 수 없어 골라든 책이다.

책 제목인 "거실의 사자"란 바로 고양이를 말하며, 고양이를 사랑하는 과학 저널리스트가 고양이에 대해 상당히 진지하게 고찰한다.

나는 이미 존 브래드쇼의 '캣 센스'나 진중권의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등 고양이 관련 인문학 책이라면 빼놓지 않고 탐독했기에 이 책 역시 아무런 의심 없이 집어 들었었다.

깜찍한 표지 디자인도 그렇고 애묘인이 쓴 책이어서 그저 고양이에 대한 찬미로 가득할 줄 알았지만 경고하건대 책은 뜻밖이게도 상당히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방심하고 읽었다간 상처를 받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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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우리 위에 군림하는 주인님들.>


고양이라는 동물의 생물학적 기원과 인류와 함께한 역사, 고양이와 관련된 각종 과학적 연구와 그 성과들, 오늘날 전 세계를 휩쓰는 고양이 신드롬과 문화현상에 대한 고찰 등을 다루는데, 이중 주목할 수밖에 없던 부분은 역사상 최악의 유해조수로서의 고양이를 다룬 장이었다.

고양이는 생물학적으론 엄청나게 성공한 종이다. 전 세계적으로 고양이는 개보다 훨씬 많이 존재하며, 그 개체 수는 대략 8억 마리에 이른다. 이 중 사람이 키우는 고양이는 극소수일 뿐이며 대부분 길고양이나 야생에서 사는 개체인데,  문제는 이들이 완전한 육식동물이라는 점이다.

고양이는 널리 알려졌듯 중세 대항해시대 때 뱃사람들이 쥐를 잡기 위해(또는 비상식량으로) 배에 꼭 태우는 동물이었고, 이들을 통해 고양이들은 전 세계 모든 대륙 및 지구상 거의 모든 섬에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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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처음 본 태평양 원주민들조차 고양이를 보고는 감탄하며 계속해서 쓰다듬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섬은 인간의 손이 닿기 전까지 수백만 년간 고유의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배를 타고 와 섬에 풀어놓은 고양이들은 육식동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며 섬에서 번성하던 각종 조류 및 중소형 포유류를 잡아먹어 절멸시키고 만다.

책에서 제시하는 구체적인 수치는 끔찍하다. 북미 대륙에서만 1년에 14억에서 37억 마리의 새가 고양이에게 희생되며, 파충류 및 양서류, 포유동물까지 합치면 그 수가 207억 마리에 달한다고 한다.

20세기 들어 멸종한 동물의 70%가 고양이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내놓는다.  고양이가 다람쥐를 너무 많이 잡아먹어 다람쥐를 먹고살던 독수리를 비롯한 맹금류 수가 급감하는 등 간접적인 피해까지 잇따른다.

호주 대륙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호주에만 사는 희귀한 중소형 유대류 동물들 138종 중 89종이 고양이 때문에 멸종했다. 호주 옆동네 뉴질랜드의 상징인 키위새도 고양이 때문에 개체수가 급감중이다.

고양이의 번성은 아마존 서식지 파괴나 지구온난화보다 생태계에 훨씬 직접적이고 심각한 문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에서 담담하게  말하는 억 단위의 구체적인 수치와 참상은 살충제로 인한 생태 참사를 다룬 레이첼 카슨 여사의 "침묵의 봄"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이런 생태파괴를 막는 방법은 고양이의 확실한 통제, 다시 말해 사실상의 박멸뿐이라고 책 속의 생태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책은 고양이의 번성 때문에 멸종 위기를 맞은 희귀 동물들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보여준다. 설치류지만 오래 살고, 번식률이 굉장히 낮은 어느 희귀한 숲쥐를 지키고자 수천 헥타르의 숲을 매일 정찰하며 고양이 덫을 놓고 고양이 개체 수를 줄이려는 동물단체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4년간 숲쥐를 애지중지 길러내 숲에 방사했는데, 숲쥐는 바로 다음날 고양이에게 전부 죽었다.

조류협회 사람들도 고양이로부터 새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이다. 고양이는 집에서만 키우자는 캠페인을 벌이거나, 새를 지키려고 고양이 독극물을 살포하다 철창행을 지기 일쑤고, 심지어 조류협회 회장도 길고양이를 총으로 쏴 죽여 처벌받았다고 한다. 이런 행위가 옳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사람들이 얼마나 절박한지는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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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나 귀여움 따위를 말하는 책인 줄 알았는데, 무방비 상태에서 이런 내용을 읽고 나니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로선 당혹스러웠다.

더군다나 저자는 어릴 적부터 고양이를 좋아하던 고양이 덕후라는 점이 더욱 놀랍다. 저자는 고양이를 싫어해서 이런 글을 쓴 것이 아니고, 이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렇게 쓴 것이다. 저자가 '과학' 저널리스트였기에, 사심에 흔들리지 않고 철저한 사실을 바탕으로 이런 냉혹한 글을 쓸 수 있었겠다.


무엇보다 이 장이 다루는 내용이 무겁고 민감할 수밖에 없는 건 멸종 위기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고양이 개체 수를 줄이는(살처분 등) 일이 어쩔 수 없이 필요하지만 이런 행위가 수많은 고양이 애호단체로부터 반발을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고양이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고양이를 죽이는 것은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용납되지 않는 행위다.


책은 고양이 애호단체가 대안으로 내세우는 TNR(Trap, Neutralize, Return)에 대해서도 다루는데, 저자는 과학적 연구와 근거를 통해 이 방식은 사실상 아무 효과가 없다고 한다. 이 부분은 읽으면서 맘이 정말 편치 않았고 나뿐만 아니라 국내 캣맘 커뮤니티에서도 상당히 불편할 만한 민감한 내용이다.

물론 고양이 애호단체에서 TNR을 옹호하는 논리도 소개하고 있다. 고양이가 생태파괴종이며 고양이 개체수를 줄여야 한다는 점엔 동의하지만, 고양이의 놀라운 번식력과 개체수 때문에 고양이를 싹 다 죽이지 않는 이상 80%를 죽이든 90%를 죽이든 결국 효과가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있기보단 TNR을 통해 조금이나마 개체수 조절을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나 생태적으로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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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주제가 주제다 보니 저자도 명확한 해답은 제시하지 못한다. 다만 생태학자들 및 조류협회 등은 고양이 개체수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으며, 미국의 일부 고양이 단체에서도 고양이 학살에는 반대하지만 생태계를 위한 규제가 어느정도 필요하다고는 인정하고 있다. 미국 수의학회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어렵고 불편한 주제를 넘어가면 이제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매력적인지, 고양이의 인기는 과연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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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양이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고양이는 그저 살아남기 위해 애쓴 죄밖에 없다. 근본 원인은 고양이를 모든 대륙과 섬에 퍼뜨리고 귀엽다고 먹이를 주어 무분별하게 개체 수를 늘린 인간의 경솔함에서 비롯한 것이다.
나는 고양이를 키울 예정이고, 앞으로도 고양이를 사랑하겠지만 한편으로 야생화된 길고양이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또 길고양이에게 먹이와 은신처를 제공해 길고양이를 개체수를 무분별하게 늘리는 행위가 생태계에 초래할 결과가 과연 어떠할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불편한 진실과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요즘 고양이 먹이주는 캣맘들로 인한 갈등이 심한데
이와중에 어느 유튜버가 캣맘 저격하는 영상을 올려서
이슈가 됐길래 이 책 생각나서 올려봄.

본문은 내가 예전에 읽고 쓴 감상문인데 독갤에는 안올렸던거같아서 가져왔어.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길고양이를 일부러 죽이고 싶어하진 않겠지. 하지만 생태계의 파괴를 막기 위해서 일본을 비롯해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선 길고양이 살처분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살처분을 하진 않더라도 프랑스, 뉴질랜드, 독일 등 선진국에선 길고양이에게 먹이주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해 놓고 있대.

우리나라는 현재 길고양이 이슈로 진통을 겪는 중이지만 언젠가는 이런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최소한 길고양이 먹이주기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건 꼭 필요하다고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