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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폴리스>가 그리 취향에 맞지 않았다고 하니 추천받은 다른 아랍권 그래픽노블이다. 흥미롭게 읽고 있다가 이게 왜 여기서 끝나지 싶어서 보니 아뿔싸, 현재 5권째 나온 상황인데 정발은 2권에서 끊겼다고 한다. 영어판으로라도 전부 나와 있으면 혹시라도 이북이 있을까 찾아보려 했지만, 애석하게도 구글링 결과 레딧에서 2년 전에 "이 책 5권은 언제 정발되나요?" 하고 애타게 찾던 글을 발견했다. 아마존에도 4권까지 있는 걸 보니 길든 짧든 비슷한 운명 속에서 살고 있는 모양이다.


어쨌든, <미래의 아랍인>은 참, 뭐랄까, 아랍 국가들의 민낯을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만화다. 저자의 인터뷰를 찾아보자니 2권까지는 자신이 아랍계 만화가라는 걸 의식하느라 다소 프랑스의 시각에서 만화를 그리고자 노력했다는데 그게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정발이 딱 그 2권까지만 나왔는지도 참 놀랍지만.) 리비아에서는 불합리한 사회주의적 사상이 빈곤한 사회에서 어떻게 더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지를 최대한 직접적인 평가 없이 보여주고 있고, 시리아에서는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아랍인들에 대한 편견이 딱히 틀리진 않다는 걸 드러내고 있다. (예를 들어, 명예살인에 대한 문제라든가.) 부정부패에 대한 문제는 아프리카를 다루는 매체와 크게 다르진 않아, 구조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반면, <미래의 아랍인>에서 눈에 띄는 특이한 매력이 있다. 색채의 사용이다. 주인공 리아드는 리비아, 시리아, 프랑스, 세 나라를 오가는데 그 때마다 전반적인 색조가 달라진다. 리비아에서는 누런 빛이었다가 카다피의 독재가 점차 심해짐에 따라 그의 <그린 북>을 따라 TV 등에 초록빛 색조가 들어오기 시작하고, 시리아에서는 전체적으로 분홍색 색조에서 이따금 급격한 일이 생길 때면 핏빛 심홍색을 사용하며, 프랑스에서는 맑은 하늘색을 사용하고 채도가 높아질 일이 없다. (최소한 2권까지는.) 비슷하게 주인공의 머리색도 (정발된 분량에서는 알 수 없지만) 미묘하게 주인공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아랍권 국가에서 살 때는 서구를 상징하는 쫙 펴진 금발의 모습으로, 프랑스에서 살 때는 아랍권을 상징하는 구불구불한 흑발의 모습으로.


참 재밌는 만화였지만, 2권이 정발된 것이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걸 보니 나머지 내용은 기약이 없을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