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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국문학 대문호 이문열.
80년대 전성기 이후, 마지막 불꽃이라고 불리는 '시인'이다.
근래에 들어서까지 최종판을 낸 걸 보면 작가 개인적으로도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인 듯 하다.
*최대한 스포를 거르며 감상문을 작성했습니다.
'시인'의 기본적인 형식은 이렇다.
1. 김삿갓(김병연)에 대한 세간의 평가와, 작가의 또다른 해설.
이것에 대해선 참으로 아쉽다. 당연히 개인적인 품평이지만, '소설'의 형식을 빌렸다기에는 지나치게 독자들을 가르치는 서술방식이 많다.
야사적인 해설의 오류를 짚으면서도, 별다른 혁신은 없다. 문학으로 봐도 초반 이후에 지루함이 느껴진다.
이러이러한 해설이 있는데 틀렸고 -> 이런게 타당하겠지? 라고 하지만 큰 변화는 없다. 이것의 반복이다.
그나마 김병연의 어린시절 서사는, 작가의 유년기와 묘하게 겹쳐보이며 꽤 흥미롭다.
하지만 중후반부로 갈수록 작가가 개입한 사담이 루즈하게 계속된다.
인물 평전과 소설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2. 몇 가지 단편으로 승부를 본다.
김병연의 전체적인 인생을 작가의 관점에서 훑은 뒤, 오래 전 출간한 '시인과 도둑'을 비롯한 서너편의 단편으로 이야기한다.
취향에 따라서는 이 몇몇 단편에서 꽤 괜찮은 부분을 찾을 수 있겠다.
마치 앞에서 200페이지 이상 서술한 내용이, 이 단편들을 위한 빌드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짧은 몇몇 단편들을 위한, 책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빌드업이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김삿갓의 기름 뺀 진짜 인생의 해석과
시인의 환상이 부딪히며 조화를 방해하는 면도 있다.
그래도 후반의 단편은 꽤 괜찮다. 하지만 결국 장편 '소설'이라고 내놓은 작품에서 대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면, 말 그대로 아쉬운 작품이 아닐까.
3. 애매한 위치
종합적으로 가장 크게 아쉬운 것은, '소설'을 기대한 독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전기'를 기대한 독자도 만족시키지 못할 작품이라는 것이다. 작가가 해외 평론에서의
꽤 괜찮은 평가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마 생소한 문화에서 오는 좋은 평인 듯 하다. 차라리 픽션을 많이 가미하면서 정말로 '소설'적인 작품으로 써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작가가 놓지 못한 전기적인 부분이 눈에 많이 띈다. 중견을 넘어선 성공한 작가가 평생 쓰고싶었던 인물에 대해
쓴다는 자부심, 그것이 책 전반에 깔려있고, 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독자로서 작가 개인의 열망보다는 작품 자체를 보기 마련이다.
결국에 전체적인 재미가 참 아쉽다. 그래도 잘 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과연, '마지막 불꽃'일까.
귀신같이 이후 작품에서는 전성기급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너무 아껴둔 소재는 결국 냉정함을 잃는 것일까.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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