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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서점 돌아다니다 보여서 허겁지겁 get 했지만 이 시리즈물은 쟛같은게 1234권 이렇게 순서대로 안있고 1257 이렇게 있거나 124 이렇게 비치되어 있다. 그래도 두 책 모두 1,2권은 이어서 볼수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일지매라는 인물은 사실 역사에 단 한줄의 기록을 남겼을 뿐이다. '도둑질 한 현장에 매화 가지를 놓고 가는 도적이 있었다' 달랑 이걸로 끝임. 그 한줄에 살을 무진장 붙여 현재 일지매 이야기의 원형을 만든 사람이 바로 고우영이다. 작가 개인의 취향은 여자보다 예쁜 남자에 꼴리는게 있던 모양인지 책 내내 그런걸 자꾸 강조하는 느낌이었다.(얘가 이렇게 이쁩니다! 이런) 그림은 참 먹물 묻힌 붓으로 동양화를 그린듯한 감성이고 일본 망가와는 구분되는 한국만의 뭔가가 있어서 좋았지만 컷 배분이 너무 깨알같고 빼곡하다. 먼나라 이웃나라보다도 읽기 불편함. 하지만 이걸 분위기와 이야기로 커버치고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일지매 스토리란게 되게 기구하더라. 태생부터 강물에 버려져서 누가 주워다 키웠는데 형편이 안되서 외국 양부모 손에 길러지더니, 사람을 잘못 만나서 조선 땅에 갔다가 도피생활을 하게 되지 않나, 첫사랑은 역적의 자식이라서 연좌제로 목이 잘리지 않나.(이게 다 일지매가 중학생 되기도 전에 일어난 일들) 수련을 거친 끝에 막 괴도 일지매가 된 시점까지 읽고 3권이 없어서 거시기 긁고 있는 상황이다.

뭐랄까 난 예전에 룬의 아이들 윈터러 읽었을 때도 그렇고 유년시절에 바람이 잦은 불우한 소년의 이야기가 꼴리더라고. 주인공이 사랑스러우려면 아픈 손가락일 필요가 있다.(이게 진짜 중요한듯) 그런 의미에서 만족스런 만화였다.

이두호의 객주는 음.... 좀 드럽다. 내용이든 연출이든. 조선시대 보부상들의 밑바닥 인생을 리얼리즘에 입각해 그렸는데 섹스신이 나와도 좀 다 쓰러져가는 폐가에서 씻지도 않고 한다든지 아니면 아예 풀밭에서 한다던지. 그림체도 너무 한국색이 짙고 미화가 없어서 꼴린다기보단 동물의 왕국 보는 느낌이다. 작중에서 섹스는 남녀에게 모두 무기거나 거래수단이다. 미인계나 무고의 용도 내지는 강간해서 여자의 기를 눌러버리는 용도다. 참 현실적이고 자극적이고, 그밖에 폭력적인 상황도 잦은데 덕분에 매우 흥미진진하다. 보부상들 이야기가 실상 건달들의 암흑가 감성이라서 웃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