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소년 만화를 좋아했다. 단순한 주인공이 단순한 열망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좋아했다. 해적왕이 되고 싶다는 루피나, 배구를 잘하고 싶다는 히나타 쇼요 같은 인물을 좋아했다. 그런 인물들한테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그렇기에 사채꾼 우시지마를 좋아했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단순한 욕망. 우시지마는 음지의 루피이자 히나타 쇼요이다.
사채꾼 우시지마는 옴니버스식 만화로 봐도 될 정도로 (후반부엔 우시지마와 야쿠자 간의 싸움이 주가 되긴 하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있다. 그 모든 에피소드에서 뜻하는 바는 간단명료하다.
"사채 함부로 쓰면 인생 좆박는다!"
엠생이 사채때문에 엠생을 등처먹고, 그런 엠생때문에 가정이 파탄난다. 끝없는 개미지옥이다.
우시지마는 그런 엠생 위에 군림하듯 굴지만 그도 똑같이 엠생이다.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에겐 악마 그 자체이지만 자신보다 강한 사람에겐 한없이 약해진다.
만화를 보는 내내 찝찝함과 '내 인생도 저렇게 되려나.' 라는 슬픔이 공존했다. 카뱅에서 마통을 뚫은 나이기에 만화에서 나오는 채무자들이나 내가 별 다를 게 없이 느껴질 때도 있었다.
아무튼 사채꾼 우시지마는 당연하게도 사채업자 우시지마에 대한 이야기이다. 채무자와 사채업자, 밑바닥들끼리 모인 이 만화에선 어떤 연민도 생길 수 없고, 그 어떤 호감을 느낄 수도 없다. 그렇지만 난 언제나 이 만화의 신간을 기다렸고 결말에 실망했다.
채무자를 헉, 소리 나게 갈구는 우시지마한테 분노하다가도 엠생 채무자들이 참교육 당하는 걸 보면 이상한 쾌감이 뒤따른다. '내가 이 새끼들보단 낫지.' 라는 본능적인 방어기제가 발동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이게 이 만화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나도 빚쟁인데 말이여.
안 보신 분들은 꼭 보셈,
우시지마 소년원 시절 에피소드도 최근 나온 거 같더라 - dc App
난 우시지마 호감 이던데 ㅎㅎ
결말보고 권선징악이다 이런 느낌도 안들고 뭐지??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