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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로 유명한 작가다. 제목 <뮤지코필리아>가 암시하듯, 이 책은 음악과 관련된 수많은 질환과 그 환자들, 그리고 이 증상들이 사람의 작동 기제에 있어 암시하는 바들을 설명한다. 음악이 단순한 청각 자극과는 다르게 우리에게 색다른 방식으로 인지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분명하게 인지된다는 걸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테다. <뮤지코필리아>는 음악이 어떻게 우리 의식 저편에서 작동하고 우리를 돕거나 방해할 수 있는지 주목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언어는 다룰 수 없지만(하지만 어떤 식으로? 그 방식도 참 다양할 테다) 노래는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의 증세와 더불어 음악이 어떻게 사람의 기억에 작용하는지를 보고 있자면 우리 안에서 음악이라고 하는 것이 어떠한 개념 마냥 깃들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알 수 있고, 어떻게 우리의 근육을 조종하는지, 연상으로서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그 존재를 간혹 느끼곤 한다. 음악이 원시적인 언어였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니리라. 어절 없이 음의 조성과 박자 등으로 뜻을 전하는 동물들의 방식.


동시에 우리가 음악을 어떻게 느끼느냐도 사람마다 다르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에는 음악을 들어도 음악에서 어떠한 감흥도 느낄 수 없는 사람이나 그것이 음악이라고 느낄 수 없는 실음악증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모든 음을 절대적으로 파악하는 절대음감과 그 음에서 색깔 따위의 다른 감각적 자극을 연상하는 공감각이 있다. 어떤 경우, 음악은 프로이트적인 무의식적 표출을 언어보다도 오히려 분명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기실, 프로이트의 언어적 가설들이 임상병리학적으로는 넌센스인 것에 대비될 정도로 음악에 있어선 여전히 그러한 것들을 확인할 수 있다. 프로이트가 정작 음악에 무던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하다.


약간 아쉬운 점이라면 아무래도 나온지 좀 된 책이다 보니 인용하는 자료들이 최소 20년 전 것들이라는 점이다. 사례야 시간이 흐른다고 변하지 않겠지만, 이를 바탕으로 분석하는 연구 결과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는 노릇이기도 하고, 또 근 십년 내에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에 대한 다소 파격적이고도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이 나왔을지도 모르지 않던가. 그런 아쉬움을 간직한 채, 책에서 언급된 음악을 다시 한 번 들어보며 글을 마무리한다. 말러의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Kindertotenlieder>다.


https://www.youtube.com/watch?v=9edKNmyiL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