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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고백하자면 나는 이 책에 대해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다. 따라서 작품에 대한 분석적인 시각을 갖기는 어려울 뿐더러 어떤 깊은 고찰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을 먼저 밝힌다.

소설 자체는 매우 현학적이다. 등장인물들이 생각하는 여러 철학(철학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을 주고 받고 주인공도 자신이 보는 상황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는데 어딘가 뒤틀린 그런 감상이다 보니 바로 와닿지는 않는다.

다만 예전에 급식일 때 그런 상상을 몇번 해본적도 있고 나른 공감되는 생각들이다보니 읽다 보면 어딘가 동질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 금각사를 보는 장면에서가 특히 그렇다.

작가의 문장력으로 매우 유명한 소설이던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최상급의 필력을 보여준다. 읽으면서 감탄한 문장이 한두개가 아니다. 문장 길이를 마구 늘이고 난잡하게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짧게 문장을 끊으면서도 현학적인 분위기는 유지하면서 서술을 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본질은 비슷하지만 스타일상 정반대인듯 하다.

역자 해설에서는 성장 소설이라는 평을 붙이던데 읽는 도중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주인공의 변화보다는 장면 별 묘사나 감상에 집중해서 그런듯하다.

읽으면서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떠올랐다. 문장이 좋아서 다시 읽어보고 싶은것도 있지만 한번만 읽고 덮기에는 뭔가 많은 것을 놓치는 느낌이 든다.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읽어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