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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필 왜 반지인지가 궁금했었는데,
절대반지의 원형인 기게스의 반지라는 게 있었다.
그리스 철학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아마 국가에서 나왔던가.
기게스의 반지는 사람을 투명인간으로 만드는 반지인데 그것을 가지게 된 사람이
행위에 대한 책임을 안 지게 되니 극도로 이기적인 일을 했다는 게 그 내용이다.
요컨대, 반제에서 '투명인간' 상태가 의미하는 바는 본인의 이기성이 드러날 때.
2.
근데 이기성이 드러나고 나니 큰 눈깔이가 나를 쳐다본다.
이기적일 때 나를 쳐다보는 그것은, 악의 근원인 사우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을 기회가 왔을 때 인간은 악마에게서 시험을 받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3.
그리고 사람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 타락하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게 되니' 타락을 한다.
그래서 프로도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게 만드는 것'을 파괴하려 한다.
4.
인간을 선하게 만드는 것은 책임이지만
동시에 프로도는 한발자국을 앞두고 반지파괴를 실패한다.
즉 인간은 초월에 가까워질 순 있으나 초월할 순 없다는 얘기일테지만,
프로도에게 '연민의 대상'이 되어 목숨을 부지한 골룸으로 인해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
5.
인간은 본인을 선하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불편함을 감수하려다가도
그 편안함을 추구하는 굴레에서 뭔 짓을 해도 벗어날 수는 없으나 가까워질 수는 있고
아마 절대자의 도움으로 그 운명을 이룰 수는 있으며,
그 도움은 타인에 대한 연민에서 비롯된다.
6.
자신을 구원하고 싶으면 연민하라
아마 그런 내용이 아니었을까 한다.
ps. 여담이지만 토지에서도 '연민'을 주목하며 동정과의 차이점에 대해 말한다. 또한 유교에서도 '측은지심'이 사단의 으뜸인 걸 보면 '연민'이라는 감정은 인간성의 근원과 닿아있는 어떤 것일지도 모른다. 심지어 자유론에서도 거론했던 듯.. 반대로 말하면 연민이 없는 자는 이미 인간이 아닌 걸로 취급하는 걸지도.
헉 내가 독서 마라톤 때 반제 읽고 남긴 감상이랑 일치함 개추
I'm watching you...
반지의 형태인 이유는 악의 힘을 사용하는 방법이 손가락에 끼우기만 하면 될정도로 간단하기 때문
가장 사소한 형태인 반지와 가장 위험한 악의 힘의 결합은 반제에 등장하는 여러가지 대비적 요소의 역설적 통합 중 하나
걍 기게스의 반지 모티브라 그런가 했는데 악이 그만큼 쉽게 행해질 수 있다는 암시일 수도 있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