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실은 눈물로 볼을 적시는 감미로움을 즐길 수 없었다. 그녀가 걷고 있는 삶의 형태는 다른 가능성들을 단호하게 배제한 끝에 얻어진 유일한 것이고 후회나 절망의 무게를 짊어진 채 그 가느다란 경로 위를 걷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멈춰 서서 우는 대신 아실은 또 다시 몸을 앞으로 내던졌다. 밧줄이 팽팽해졌다. 자신이 해가 뜨기 전에 기절할 것을 확신했지만 그래도 걸어야 했다.
<피를 마시는 새>가 눈마새에 비해 핑가 절하되는 감은 있지만,
쿨타임 돌 때마다 재독하다 보면 꼭 고전 마냥 새롭게 깨닫게 되는 거,
새롭게 감탄하게 되는 문장이 꼭 있음.
판타지 만큼 작가의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르도 드문데,
빵도 뒤를 이을 작가나
거대한 스케일의 진지한 판타지 자체가 고사한 시장 상황을 생각해보면
진짜 안타까울 때가 있음.
난 눈마새 읽는데 뒤져버린 화리트
ㅋㅋ 이번에 읽을 땐 나가 = 무의식 혹은 간뇌 / 인간 = 의식 혹은 자아 / 레콘 = 수퍼 에고, 의지 / 도깨비 = 영혼 처럼 읽히더라.
피마새는 문체나 결말 조루에 좀 까여도, 우리나라에 그 정도 되는 전쟁 서사를 환상적인 배경 하에 구축해내는 성과는 거의 유일무이하지 않을까 싶음.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