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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반지성주의’를 읽었다. 내가 처음 강준만을 접한 책은 ‘근현대사 산책’이다. 방대한 인용문과 약간의 비평을 곁들인 ‘산책’ 시리즈는 역사적 사실을 어느정도 알아보는 정도에 좋은 시리즈다. 신문방송학에 몸 담고 있는 강준만은 언론사(史)와 정치에 관심이 많다. 문재인 정권 시기 정치분열이 극심할 때, 많은 정치학자와 경제학자가 정치서적을 냈다. 강준만 또한 마찬가지로 최근 많은 정치서적을 내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많은 갈등이 휘몰아 치고 있다. 혐오와 편 가르기는 당연시 되고 있으며, 남혐과 여혐은 세상을 대하는 하나의 자세가 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강준만이 걱정하는 것은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당연시 되고 있는 ‘반지성주의’다. 이 책은 ‘반지성주의’를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처럼 심도있게 연구하는 책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새에 일어난 정치를 두고 ‘반지성주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 일회성이 있는 책이다. 목차를 한번 들여다 보자.
제1장 : 왜 대중은 반지성주의에 매료되는가?
반지성주의 개념의 혼란 ․ 17 | 한국에서 반지성주의 용법의 7개 사례 ․ 20 | 미국·유럽·일본에서 반지성주의 논의 ․ 25 | 한국에서 반지성주의의 3대 요소 ․ 29 | 반지성주의의 사회적 수요 ․ 34 | 반지성주의를 유발하는 인지적 편향 ․ 40 | 행동 편향과 반지성주의 ․ 43 | 가용성 편향과 반지성주의 ․ 47 | 확증 편향과 반지성주의 ․ 52 | 부정성 편향과 반지성주의 ․ 55 | 이야기 편향과 반지성주의 ․ 58 | 수사학이 인식론을 압도하는 민주주의의 위험 ․ 62 | 반지성주의는 나의 힘 ․ 66
제2장 : 탁현민이 연출한 문재인의 ‘이미지 정치’
현대 정치는 이미지 정치다 ․ 73 | “정치는 쇼 비즈니스와 같다” ․ 75 | 사실상의 ‘나꼼수’ 멤버로 뛴 ‘콘서트’ 전문가 ․ 77 | “문재인이 아들처럼 아낀 탁현민” ․ 81 | “실세 ‘왕행정관’이 따로 없다” ․ 85 | 문재인 ‘팬덤 정치’의 전조 현상 ․ 87 | ‘탁현민 논란’을 잠재운 ‘남북정상회담 이벤트’ ․ 90 | 정부 부처의 교과서가 된 탁현민식 이벤트 ․ 94 | “탁현민의 빈자리가 크다는 걸 느꼈다” ․ 98 | 전쟁 영웅들의 유해는 무대 ‘소품’이었나? ․ 101 | 문재인의 숙의 체계를 훼손한 ‘탁현민 파워’ ․ 105 | 팬덤의 ‘뭉클, 울컥’을 위한 ‘이미지 쇼’ ․ 108 | “탁현민이 대한민국 대통령인가” ․ 111 | 왜 문재인의 연설 영상은 흑백으로 송출되었나? ․ 114 | “대통령님, 솔직한 얘기를 듣고 싶어요” ․ 118 | ‘풍력발전기 쇼’와 ‘백신 쇼’ ․ 121 | “정의·평등·공정은 탁현민의 소품으로 전락” ․ 124 | 문재인이 누린 ‘BTS 후광 효과’ ․ 128 | ‘누리호 개발 과학자 병풍’ 논란 ․ 131 | ‘모자란 기자’ 운운해댄 탁현민의 오만방자함 ․ 134 | 늘 “대통령이 주인공”인 탁현민식 ‘이미지 정치’ ․ 137 | 한국은 ‘도덕 쟁탈전을 벌이는 거대한 극장’인가? ․ 140
제3장 : 민형배의 ‘위장 탈당’은 ‘순교자 정치’인가?
“괴물이 되어가는 586 운동권 선배님들” ․ 147 | “국민의힘은 난장판 정당”이라는 적반하장 ․ 150 | ‘위장 탈당’이 아니라고 우긴 민형배 ․ 153 | “민형배, 낙동강 오리알 되나” ․ 156 | 민형배와 이재명의 화기애애한 상호 극찬 ․ 159 | “정권 장악을 위해 착취당하는 광주” ․ 163 | ‘위장 탈당’과는 거리가 먼 권력관 ․ 167 | 증오와 적개심을 키우는 ‘순교자 정치’ ․ 170
제4장 : 왜 윤석열과 김건희는 자주 상식을 초월하는가?
윤석열, ‘건희의 남자’로만 만족하는가? ․ 178 | 윤석열, ‘부정적 당파성’의 약발이 떨어졌다 ․ 184 | 윤석열 정권은 ‘둔감 정권’인가? ․ 192 | 김건희는 민주당의 복덩이인가? ․ 197 | 윤석열과 김건희는 어떤 세상에 살고 있나? ․ 201
호프스태터는 미국의 반지성주의가 “미국의 민주적 제도나 평등주의적 정서에 바탕을 둔다”고 했다. 강준만은 이러한 미국과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고 보았다.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 반지성주의 연구가 활발하다. 겉으로는 지성의 퇴락을 말하고 있지만, “보수주의”, “우경화”의 뜻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모리모토 안리는 “그들(반지성주의)은 지적 욕망이 워낙 강해 편협하며 세상을 자신이 이해하고 싶은 대로 이해하는 태도를 갖고 있다는 등의 지적도 나온다. 전반적으로 보아 일본에서는 ‘반지성주의가 일본 사회를 온통 뒤덮고 있다’는 식으로 집단적인 사호히 병리를 표현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한국은 반지성주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70년대 김병익은 반지성주의를 ”지식인이 무기력하고 비겁해졌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진실을 왜곡하고 판단을 부당하게 낼며 국민들을 오도하는 현상“으로 말했지만, 현재는 조금 다른 의미로 반지성주의가 한국에 떠돌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반지성주의’를 논했다. 여당과 야당은 서로를 공격할 때 반지성주의라고 직접 언급하지는 않지만, 따지고 보면 서로가 서로를 반지성주의라고 공격한다. 강준만은 지금 한국의 반지성주의를 ”이성적, 합리적 소통을 수용하지 않는 정신 상태나 태도“로 정의한다.
처음 책 제목만 보면, 반지성주의를 알려주는 책 같지만 목차를 보고 생각을 바꿔 먹었다. 강준만은 언론인답게 한국 정치를 끌고와 반지성주의가 어떤 것인지 알려준다. 강준만은 이탈리아 사상가 마키아벨리의 ”군중은 늘 겉으로 보이는 것에 사로잡히고, 이 세상에 있는 건 오직 군중뿐이다.“ 말을 인용하며 2장에서 탁현민의 ‘이미지 정치’를 얘기한다.
강준만은 문재인 정권이 임기 말에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 한다. 그러나 ‘이미지 정치’를 대입해보면 그리 놀랍지는 않다고 말한다. ‘이미지정치’란 ‘모순에 대한 무관심’이다. 아무리 모순을 들이밀어도 이미지 정치에 휘말리면 모순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탁현민의 이미지 정치의 시작은 우리 모두 잘 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 참모진들이 와이셔츠를 입고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는 사진이 언론에 올라왔다.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강준만은 문재인은 연극배우고 탁현민이 연출가라는 듯한 말을 한다. 그만큼 이미지정치가 문정권 지지율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강준만이 문재인 정권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발취해봤다.
”문재인 정권이 성찰을 하는 대신 문제를 감추거나 호도하는 ‘이미지 연출’에 집착했던 심리의 바탕엔 자신들만이 선하고 정의롭다는 독선과 오만이 자리 잡고 있었고, 이게 바로 그 지긋지긋한 내로남불의 온상이 되었다. 서울대 학교 철학과에서 8년간 유학한 일본 철학자 오구라 기조는 ‘한국 사회는 사람들이 화려한 도덕 쟁탈전을 벌이는 하나의 거대한 극장’이라고 했는데, 이를 드라마틱하게 입증해준 주인공이 바로 문재인과 문재인 정권 세력이었다.“
강준만이 바라본 한국의 ‘반지성주의’는 한마디로 ‘내로남불’이 아닐까 싶다.
강준만 3,4부 차례차례 한국의 반지성주의를 논한다. 3부는 대한민국을 한 때 시끌시끌하게 만든 민형배의 ‘위장 탈당’을 말한다. 강준만은 ‘민형배’를 좋아했지만, 이 사건 이후로 많은 실망을 했다고 한다. 4부에서는 아직도 시끄러운 김건희 여사를 다루고 있다. 강준만은 왜 윤석열과 김건희는 자주 상식을 초월하냐고 질문한다. 또 윤석열 정권은 스스로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문재인 정권의 반동으로 만들어진 윤석열 정권은 이미 ‘약발’이 떨어졌다고 한다. 정권 교체가 된 지금, 적(문재인 정권)이 사라졌으니 윤석열 정권의 동력은 상실했다고 본다. 그러니 겸손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은 지금 분열의 시대다. 45년 해방정국 시대처럼 총칼만 숨었을 뿐 서로가 서로를 죽이려 든다. 타인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으르렁 거린다. 밥상에서 정치 이슈를 잘못 논했다가는 밥알이 튀는 상황을 보게 된다. 언제 대한민국은 편안한 목소리로 ”밥 묵자“를 얘기할 수 있을까?
재밌겠다 - dc App
부지런한 학자고 저거 발끝도 못따라가는 먹물이 널리긴했지만 이제는 나이가 많이 먹었다 다작의 부작용인가 어느순간부터 세태를 앞서가는 인사이트는 커녕 분석도 많이 실망스럽다
근데 진짜 다독가 같더라 - dc App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네. 읽어봐야겠음.
난 서울대의 나라를 좀 재밌게 읽었었음. 옛날 책이지만 최근까지 통용되던.
기성 언론의 기능 부재가 크다고 보는데
오 시간 나면 좀 자세히 서술 가능?? - dc App
짧은 사견이지만 한 대통령의 행보와 양 진영의 국민들 때문에 반지성 사회가 되었다는 것은 비약이 있다고 보는거죠. 우리가 소식을 접할 때 보통 뉴스를 많이 봅니다. 이때 기자들이 사실을 담담히 적어야 하는데 꼭 사견을 첨부하고, 몇몇 사실관계를 빠뜨리거나 왜곡하거나 제목을 자극적으로 짓죠. 그리고 특정한 단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면서 프레임질을 해요. 띄어주고 싶은 이슈는 수많은 기사를 양산해내고, 덮고 싶은 이슈는 최소한만 쓰죠. 그러면서 포털에 많이 노출되며 어느새 대중들에게 프레임이 여론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러니 국민들이 디테일한 진실을 따져볼 기회조차 못갖고, 유튜브로 빠져가며 양극화가 심화되었다고 봅니다.
뭐 이해는 갑니다. 편집장 선에서 압박이 있을테고, 그 위로부터 자금을 대주는 건설사, 광고주, 기업체들의 이해관계가 있을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구조가 맞는건가, 정권은 바뀌기라도 하지 해방 45년 이후 단 한번도 물갈이되지 않아온 곳이 언론인데…
그렇군요 어느정도 공감이 갑니다!! 특히 유튜브가 정말 골 때리는듯 - dc App
요즘 강준만은 너무 한철장사격인 책만 내는 느낌. 저 책도 기대하면서 읽었다가 바로 덮었다
자기가 지지하는 진영에 배신 당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느낌이엿숨ㅋㅋㅋ - dc App
반지성주의의 원인을 오직 한 대통령 때문이라고 오도하는 반지성주의. 전세계적으로 반지성주의가 유행하는데 그 원인을 고작 개인으로 치부함ㅋㅋ
읽어보면 양쪽 진영 다 까는데. 정파적 감정에 눈이 멀어 이성적인 소통 능력과 소통할 수 있는 영역을 잃어버린 게 현재 문제라고 진단하는 거다.
목차 안읽어보셨나요...? 이럴까봐 목차까지 긁어온건데ㅋㅋㅋ 이게 반지성주의인가.. - dc App
이 글에 달린 댓글이 '반지성주의'의 유행을 증명하네 ㅋㅋㅋ
저사람 정치성향 뭐임?
지금은 반민주 중도좌파
문정권 전에는 확실한 좌파. 책 읽어보면 민형배 호감이었다고 함 - dc App
민주당 까는 좌파라 저사람은 진짜 왼쪽인가보네
586세대이긴한데 지금 주류 586이랑 결이 다른듯함. 문정권과 김어준에게 비판적인거 보면
이 사람 책 감상문 은근 댓글 잘달리네, 예전부터 강준만의 근현대사 산책 시리즈 좋아했는데, 기회되면 다른 정치책도 읽어서 감상문 올려보려고 요즘 정치에 관심이 많아서 ㅋㅋ
감상추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