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뜨기 전 2021년경에
드라마 "나의 아저씨"라는 걸 보라는 한 댓글
삶의 험난함과 아름다움을 너무나 명료하게 보여준다고 한 그 댓글이 생각나서
그 드라마를 봤어

3회까지만 보고 그만뒀어
나랑은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게 가장 주된 거였음
거기서 말하는 슬픔도 나와 너무 떨어져 있는 것 같고
그들이 말하는 미래도 도저히 나와 어울리지 못했어
무관심이 증오보다 더 행복에 동떨어져 있다잖아. 그 말이 맞는 거 같음




나는 이럴 때 꺼내지
"이것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  페렉의 "잠자는 남자", 페소아의 "불안의 책", 셀린의 "밤 끝으로의 여행"이 더 나를 잘 요약하는데???"



일반 환자와 치료 저항성 환자.

그들은 "치료 저항성"이라고 할 것이 없어서
그저 일상의 소소한 문제의 일만으로도
하나의 세계 자체의 본성에 대한 편린을 낚아채는데
별 문제가 없다.

나처럼 더 심각한 환자는
그 정말 중요한 일상의 소소함에 본질이 있다는 걸 모르고
웹툰과 드라마에서도 도저히 찾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쓴 최후의 극약처방이 바로 "책"이다

책은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에서 처방할 수 있는 마지막 약이다.
이 약이 먹히지 않으면 더 이상 다른 치료제는 없다.
여기서 빠져나오거나, 또다시 휘말릴 뿐인 게 아닐까.